“판촉 마케팅은 올드해”… ‘핫플’서 소비자 만나는 주류업계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2023. 7. 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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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시한 맥주입니다. 주문하면 소정의 경품을 드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주류업계의 마케팅은 주로 ‘판촉’ 형태로 이뤄졌다. 신제품이 출시하면 영업사원 등이 직접 상권을 돌면서 제품을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삿포로맥주 팝업스토어. 사진=삿포로맥주 제공

하지만 어느 샌가부터 이러한 판촉 마케팅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팬데믹 이후 마케팅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우선 대면 마케팅에 대한 부담이 생기면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보단, 브랜드는 공간을 마련하고 소비자가 원하면 찾는 방식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주종의 변화도 한몫했다. 맥주와 소주 대신 위스키나 와인, 전통주 등을 소비하는 이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판촉은 더 이상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케팅이 아니었다. 게다가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의 등장으로 주류 기업들도 브랜드 경험과 철학을 공유하는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원스피리츠의 ‘원소주’ 출시 기념 팝업스토어 내부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가장 많은 시도가 이뤄지는 건 팝업스토어다. 특히 지난해 초 가수 박재범이 이른바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원소주를 출시하면서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이게 인기몰이를 하면서 ‘팝업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팝업스토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다른 채널로 판매처를 옮기는 방식이 주류업계의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꼽히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Pernod Ricard Korea)의 싱글몰트 브랜드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은 파인 디저트 부티크 ‘파티세리 후르츠(Pâtisserie Fruits)’와 협업해 ‘송민호 카페’로도 유명한 서울 성수동 오색칠 카페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싱글몰트 브랜드 ‘더 글렌리벳(THE GLENLIVET)’이 파인 디저트 부티크 ‘파티세리 후르츠(Pâtisserie Fruits)’와 협업해서 오픈한 팝업스토어.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이곳에서 더 글렌리벳은 파티세리 후르츠의 임하선 오너 셰프가 개발한 총 3가지의 ‘더 글렌리벳 위스키 후르츠’를 선보인다. 더 글렌리벳 파운더스 리저브, 12년, 15년 각각을 대표하는 과일 풍미를 파티세리 후르츠의 시그니처인 과일 무스 케이크와 그대로 매치했다. 또 속재료인 과일 퓨레 안에는 실제 더 글렌리벳의 원액을 넣었다. 뿐만 아니라 더 글렌리벳 라인업을 온더락‧하이볼‧칵테일 등 본인의 취향에 맞게 즐길 수도 있다.
더 글렌리벳은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기존의 관습을 깨는 혁신적인 브랜드 정신을 소비자들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산토리의 팝업스토어 ‘더 프리미엄 몰트 하우스’의 외부 모습. 사진=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오비맥주가 국내로 유통하고 있는 산토리는 서울 용산 삼각지에서 일본식 주점 ‘야키토리 쿠이신보’과 함께 팝업스토어 ‘더 프리미엄 몰트 하우스’를 내달 4일까지 한 달간 운영한다. 희귀 품종인 체코산 다이아몬드 몰트를 사용하는 산토리는 프리미엄 몰트에 대한 인지도 확대를 위해 이번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산토리 팝업스토어에서 제공되는 ‘프리미엄 몰트’와 ‘카오루 에일’ 생맥주에는 마치 라떼 아트처럼 거품에 그림을 그려주는 ‘거품 아트’가 함께 제공된다. 특히 카오루 에일은 거품 만으로 맥주를 따르는 ‘밀코’ 방식으로도 즐길 수 있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식감의 거품을 즐기는 체코에서 시작된 맥주 음용 방식이다.

삿포로맥주는 지난달 24일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 인근에 2층 규모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삿포로맥주는 다른 방식으로 따른 두 가지 버전의 맥주와 안주를 제공한다. 맥주를 따라주는 동시에 전문 서버가 설명을 제공한다. 섬세한 맛의 차이를 전수하기 위해 일본의 비어 마스터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4일간 직원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막걸리 업계 역시 팝업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 5월 전통주 연구소 콘셉트의 팝업스토어인 ‘느린마을 연구소’를 운영했다. ‘좋은 소주는 좋은 막걸리로부터’라는 배상면주가의 전통주 제조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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