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에 자율복 바람 불까…'핑크셔츠' 추경호 "진짜 믿어라"

반바지 착용 직원 '베스트드레서' 선정
"최대한 편하게…중요한 것은 업무 성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분홍색 셔츠를 입고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7.10/뉴스1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 공무원들의 업무 복장에 변화를 시도한다.

추 부총리는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총괄과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괄과장 이상 간부들이 자율복을 입고 참석했다. 방기선 1차관은 캐주얼 형식의 반소매 셔츠를, 김완섭 2차관도 피케셔츠를 입었다. 간부들 역시 대체로 자유로운 복장이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분홍색 셔츠를 입고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23.7.10/뉴스1

하지만 옷 색깔만 보면 추 부총리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그는 분홍색 반소매 피케셔츠를 입고 회의를 주재했다.

추 부총리는 "중요한 것은 옷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라며 "직원들이 편한 옷차림을 한다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나오고 업무 몰입도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달 확대간부회의 당시에도 업무적 성과만 낼 수 있다면 반바지와 반소매 티셔츠, 심지어는 슬리퍼를 신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추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반바지를 입고 참석한 직원을 '베스트드레서'로 선정해 커피 상품권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래 추 부총리가 여름이 시작될 때 근무복장을 자율로 하자는 말을 계속 했는데, '정말 진심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주춤주춤하는 직원들이 있었다"며 "그러자 추 부총리가 지난주에 다시 '간부회의 때 베스트드레서상을 주겠다. 진짜 믿어라'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부세종청사에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의 업무 복장은 대부분 정장 차림이다. 이 때문에 여름이 되면 28도로 맞춰진 실내온도에 더위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 이전에는 여름이라도 노타이에 반소매 와이셔츠 정도였다"며 "재킷도 웬만하면 걸치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의가 많긴 하지만, 일단은 편하게 입고 최대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라는 것"이라며 "필요하면 반바지도 입고 운동화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