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적 사진 매수 의혹 BBC 진행자 정직 처분

10대 성적 사진 구입에 5900만원 지불
더선 보도 "지급된 돈, 마약 구입에 쓰여"
BBC 사장 "심각한 상황, 후속 조치할 것"
英 정부도 의혹에 관한 엄중한 조사 촉구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10대 여성에게 수천만 원을 지불하고 성적 사진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는 BBC의 유명 진행자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영국의 일간지 더선(The Sun)은 지난 7일(현지 시각) BBC의 한 남성 진행자 A씨가 2020년부터 당시 17세 청소년에게 노골적인 성적 사진을 구입하는 데 총 3만5000파운드(한화 약 5900만 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를 제작하거나 소유, 배포하는 행위는 범죄로 간주된다.

더선에 따르면, 피해자로 추정되는 아이의 어머니는 현재 20살인 아이가 코카인 중독에 걸렸으며 A씨가 지불한 돈이 마약을 구입하는 데 쓰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BBC에 현 상황을 전하고 A씨의 송금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논란이 일자 BBC는 지난 9일 해당 진행자를 정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BBC 측은 “가능한 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어느 시점이든 새 정보가 밝혀지거나 제공되면 적절하고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 10대 여성에게 수천만 원을 지불하고 성적 사진을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는 BBC의 유명 진행자가 정직 처분을 받았다. BBC뉴스 코리아는 관련 소식을 10일 보도했다. 사진=BBC뉴스 코리아 화면 갈무리.

팀 데이비 BBC 사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조사팀이) 이를 조사해 왔으며 적극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더선의 익명 보도로 인해 여러 BBC 인사들은 자신이 연루된 사건이 아님을 강조했다. 영국의 축구 스타이자 BBC 축구 프로그램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Gary Lineker)는 트위터에 “헤이터(hater·아무 이유 없이 남을 헐뜯는 사람을 일컫는 말)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썼다.

영국 정부도 이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 루시 프레이저 영국 문화부 장관이 데이비 사장과 긴급 회담을 나눴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영국 문화부는 BBC가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공영방송인 만큼 이번 의혹을 엄중하게 조사할 것을 강조했다.

BBC 뉴스 코리아(한국어판)도 10일 자사 홈페이지에 이 소식을 메인뉴스로 걸고 상세하게 보도했다. BBC 코리아는 “BBC는 최대한 빠르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자 애쓰고 있으며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해당 진행자에겐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