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해외영업 뛴 존림, 2조잭팟 일궜다
존 림 사장(사진)이 이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매섭다. 최근 화이자와 1조2000억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노바티스와도 5000억원대 물량을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올 들어 6개월 만에 누적 수주금액(2조3387억원)이 역대 연도별 최고 수준을 넘어서면서 존 림 사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이사뿐 아니라 글로벌 영업센터장으로서 숨 가쁘게 움직인 것이 수주 낭보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존 림 사장은 올해 상반기 중 30일가량을 미국 유럽 등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논의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 1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3월 뉴욕에서 개최된 '디캣 위크(DCAT Week)', 6월 '보스턴 바이오 USA' 등 제약·바이오업계 주요 행사에 참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존 림 사장은 제약사 관계자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5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에서 글로벌 5대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미팅을 하는 자리에도 동석했다. 이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해 호아킨 두아토(존슨앤드존슨), 조반니 카포리오(BMS), 누바르 아페얀(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크리스토퍼 비에바허(바이오젠), 케빈 알리(오가논) CEO를 만나 신사업 발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존 림 사장은 그룹뿐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수장으로서 상호협력 방안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로슈·제넨텍 출신인 존 림 사장은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한 뒤 2020년 1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재임 1년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5%, 84%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 해외 사업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글로벌 영업센터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해외 수주 활동을 진두지휘할 전문가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존 림 사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본인이 직접 글로벌 영업센터장을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지난 3월에는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기 시작했다. J&J, BMS,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해외 현장을 직접 챙기는 존 림 사장의 광폭 행보는 실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일 글로벌 5위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5111억원 규모 CMO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투자의향서(LOI)를 작성할 당시만 해도 1005억원이었던 물량이 1년 뒤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4052억원이나 증액됐고 총 5111억원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앞서 4일에는 화이자와 1조2000억원대 CMO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우수한 품질관리 능력, 경쟁사를 능가하는 생산 속도 등을 앞세워 일주일도 안 돼 추가 물량을 잇달아 확보한 것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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