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전설 신지애 "우승만큼 기쁘다"
4타 줄이며 공동 2위 올라
이 대회 개인 최고 순위에
프로 18년차·35세에도
올해 日서 2승하며 맹활약
韓 엄마 둔 코푸즈 역전우승
10일(한국시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78회 US여자오픈 최종일 경기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 18번홀 그린. 5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신지애가 마치 챔피언 퍼팅을 한 것처럼 한 팔을 번쩍 치켜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무려 4년 만에 출전한 US여자오픈 72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은 신지애는 이날 4타나 줄이며 찰리 헐(잉글랜드)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우승은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친 앨리슨 코푸즈(미국)가 차지했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신지애는 자신의 역대 US여자오픈 최고 성적을 냈다. 이전까지는 2010년 기록한 공동 5위가 가장 높은 순위. 신지애는 "이번주에 개인 통산 최고 기록을 냈다"고 말한 뒤 "톱10에 들어 내년 출전권도 확보했다. 내년엔 한 계단만 더 올라가보길 기대하겠다"며 자신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지난 5월 돌아가신 할머니를 위해 출전해 좋은 성적까지 얻어 더욱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좋은 추억과 함께 두둑한 상금은 보너스. 역대 최고 상금(총상금 1100만달러)이 걸린 이 대회에서 신지애는 96만9231달러(약 12억6000만원)를 손에 쥐었다.
올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12개 대회에서 번 1억1904만277엔(약 10억90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프로 데뷔 이후 64승을 거둔 프로 18년 차. 1988년생으로 올해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은퇴를 했지만 신지애는 오히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주춤했지만 본격적인 재활을 통해 올해 2월 호주에서 열린 빅토리아 오픈에서 우승하며 시동을 걸었고 3월에 열린 JLPGA 투어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와 메이저 대회인 어스 몬다민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리고 가장 어렵게 코스를 세팅하는 것으로 유명한 US여자오픈에 2019년 컷 탈락 이후 4년 만에 다시 출전해 특유의 '초크라인 골프(목수가 먹줄을 퉁기듯 똑바로 공이 날아가는 것)'를 앞세워 '신이 만든 코스'로 불리는 페블비치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지애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올해로 프로 18년 차지만 지금도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다. 올해는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냈다. 이번 대회 나흘간 평균 티샷 비거리는 235야드에 그쳤지만 페어웨이 적중률 89.28%, 그린 적중률 65.28%, 그리고 평균 퍼트 수 27개로 코스를 점령했다.
"오늘 아침에 코스에 도착해서 이번이 아마도 페블비치에서 치는 마지막이 될 테니 좋은 플레이를 하자고 다짐했고, 그대로 된 것 같다. 이곳 사람들과 관중이 그리울 것이고 그들 앞에서 플레이를 즐겼다"고 소감을 밝힌 신지애는 "비록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챔피언이 된 것만큼 기쁘다. 굉장한 인상으로 남을 경험을 했고 이번주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날 우승 트로피를 품은 주인공은 코푸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년 차 무명 선수로 이날 3타를 줄여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코푸즈는 우승 상금으로 200만달러(약 26억원)를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특히 코푸즈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났지만 필리핀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둬 관심을 모았다.
공동 3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2타를 잃고 공동 6위, 'LPGA 신인왕 레이스 선두' 유해란은 이븐파 288타로 단독 8위에 올랐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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