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170이닝 투수의 슬럼프 극복기···양현종 “5살 많은 형우 형 보면서 반성을 했다”[스경x인터뷰]
6월초, 양현종(35·KIA)은 느닷없는 슬럼프를 겪었다. 6월2일 롯데전에서 2이닝 9안타 2볼넷 9실점을 하더니 6월7일 SSG전에서는 4.1이닝 11안타 2볼넷 7실점을 해 2경기 연속 조기강판했다. 시즌 3승에서 승수쌓기는 한동안 멈췄고 1선발 양현종이 무너지자 외국인 투수들도 부실했던 KIA 마운드 전체가 도미노처럼 흔들렸다.
매년 한 번쯤은 겪었던 짧은 슬럼프는 올해도 길지 않았지만, 데뷔 이후 최다 실점을 하는 등 흔들린 폭이 워낙 컸다. 이후 조금씩 회복했다. 양현종은 다시 꾸준히 5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면서 최근에는 3경기 연속 2실점 이내로 막아 2승을 추가했다. 더불어 마운드도, 팀도 다시 일어서고 있다.
양현종은 “매년 한 번쯤 그럴 때가 온다. 그때가 왔구나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좀 세게 왔었다”며 “아직도 100%는 아니지만 회복은 어느 정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8년생인 양현종은 KIA 팀 내 투수 최고참이다. KBO리그에서도 선발 투수 중에서는 최고참에 속한다. 8년 연속 170이닝을 던지고 10승 이상씩을 거둬 리그 대기록을 이어오는 동안 30대 중반이 된 양현종은 올시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구위가 전같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 100개 넘게 던져도 생생하던 전에 비해 회복 속도도 느려지고 있음을 느낀다.
양현종은 “1년씩 지나면서 회복하는 속도가 조금씩 더뎌지는 것 같다. 주위에서는 ‘네가 몇 살이나 됐다고 벌써’라고도 하지만 올해도 항상 조금씩 힘들긴 하다”며 “하지만 변명이나 핑계를 대고 싶지가 않다. 형우 형이 옆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IA에는 투수로서 리그 역대 대기록을 써가고 있는 양현종이 있다면, 타자 레전드 최형우가 있다. 수많은 기록을 가진 최형우는 올시즌에도 리그 통산 최다 타점, 최다 2루타 기록을 경신했다. 최형우는 1983년생, 양현종보다 5살이 많다.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리빙 레전드’ 최형우는 마운드의 ‘리빙 레전드’인 양현종에게도 롤모델이다.
양현종은 “형이 최고 기록을 세울 때마다 내가 나이로 힘들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생각한다.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한편으로는 형이 지금 하는 것을 보면 나 역시 5년 뒤에도 지금처럼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희망도 된다. 몸 관리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타협하거나 핑계대지 말자고, 형우 형 보면서 힘을 많이 낸다”고 말했다.
회복한 상태에서도 양현종이 ‘100%가 아니다’고 하는 이유는 이닝에 있다. 조기강판은 없어도 6이닝 이상 책임지는 경기를 꾸준히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닝은 양현종이 늘 최우선 덕목으로 삼는 요소다. 지난 6일 SSG전에서는 양현종이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지고 내려올 때 7-1이었던 경기가 8회말 7-6으로 둔갑한 끝에 KIA는 진땀승을 거뒀다. 선발에 공백이 많아지면서 불펜도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
양현종은 “사실 정말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8회를 보면서 1이닝은 더 던졌어야 하는데 생각했다. 나라면 6이닝은 무조건 책임졌어야 하는데, 5이닝만 던지고 승리투수 되겠다고 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지, 나중엔 그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양현종이 회복했고, 후배 선발 이의리와 윤영철이 돌아왔고, 외국인 투수 둘이 새로 온 KIA는 전반기 마지막에 상승세를 타며 후반기 반등을 기약하고 있다. 아무리 전같지 않아도, 국내 선발의 중심 양현종의 힘은 후반기 KIA 분위기를 좌우할 결정적인 동력이다. 양현종은 후반기를 각오하고 있다.
양현종은 “내 구위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인플레이 나와야 될 타구에 계속 파울이 나오다보니 투구 수가 많아지고 이닝이 짧아졌다. 올스타 휴식기 지나고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투수들이 많이 힘들 때 야수들이 정말 큰 의지가 돼 줬다. 무조건 버티기만 하자는 마음으로 던지기도 했다. 후반기에 야수들이 좋지 않을 때가 온다면 그때는 투수들이 끌어줄 수 있도록, 그런 리듬을 잘 맞게 만들어간다면 팀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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