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20만 외국인 유학생, 한국에 정착시키려면
지난 2월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에서 유학하는 외국인의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그 가운데 약 73%인 14만6053명은 학부와 대학원 학위과정, 나머지는 어학연수와 같은 비학위과정 체류 자격으로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 약 20년 전 1만명 내외였던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배가량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다. 앞으로 30만명 유치를 목표로 Study Korea 3.0 전략까지 마련한다고 하니, 국내로 외국인을 유치해서 사회와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국가적 노력은 전방위적인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모 대학 교수님께서 국내 대학의 이공학계열 대학원 연구 인력 중 상당수가 외국인 유학생임을 지적하며, 그들이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 버린다면 이는 국가의 큰 손실이라는 의견을 담아 칼럼을 쓰셨다. 그렇다면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한민국에 머물게 하는 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유학 간 학생이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무수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한국에서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어 가치 있고 성취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이곳을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정부에서 부족하다고 말한 외국인 인력은 대체로 육체노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국내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외국인 유학생이 여기 남아 활동할 환경이 마련된다면, 우리나라 사회와 경제에 이들이 이바지할 수 있는 영역은 비단 1~2차 산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2022년 미국에서 체류하는 약 10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은 33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338억달러(약 44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유니콘이라 불리는 1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미국 내 기업 중 외국인 유학생이 창업한 곳은 2018년 21개였는데, 2022년에는 그 수가 143개로 급증했다. 더 놀랍게도, 이들은 57개의 서로 다른 국가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2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은 우리나라 사회와 경제에 어느 정도 이바지를 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통계조차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30만명으로 늘어날 외국인 유학생을 국가적인 외국인력 유치와 활용 전략의 중추로 삼는 것은 어떠한가.
[김규석 한국뉴욕주립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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