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눈총받는 '바이드노믹스' 홍보전
최근 경제지표 개선에 자신감
전국투어하며 정책 홍보 집중
일자리 창출 등 약속했지만
미국인 체감경기 여전히 싸늘
하반기 전망도 극과 극 엇갈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과 경제라는 단어를 합친 조어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를 전면에 내세워 선전하느라 최근 열을 올리고 있다.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당시 잠깐 언급됐던 바이드노믹스가 2년여 만에 재부상했다. 폭등하는 인플레이션 책임론에 침묵하던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역대급 반전이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5% 아래로 둔화됐고 실업률은 3.6%에서 안정적이며 올 1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로 집계되는 등 경제에 자신감이 붙은 덕분이다. 나스닥 지수 역시 올해 상반기에 32% 올라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주 동안 각료들을 전국 각지로 보내 경제정책 성과를 알리는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도 진행 중이다. 내년 11월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지역 표심을 다져놓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드노믹스가 미국 중산층 복원과 일자리 창출, 핵심 공급망 구축과 제조업 부활, 경쟁 촉진을 뜻한다고 전파하고 있다. 실제로 초당적인 반도체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힘입어 다국적 기업의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같은 첨단 기술 투자가 미국으로 쏠리는 중이다.
또 그는 바이드노믹스를 상향식 경제 구축과 아메리칸 드림의 복원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 경제를 이끌었던 '트리클다운(trickle down·낙수효과)'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불평등 심화, 외국으로의 일자리 이전, 도시 공동화 등의 부작용을 열거했다. 작은 정부, 감세, 규제 완화를 통해 부의 효과를 저소득층까지 전달하며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레이거노믹스'에 정면 도전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드노믹스에 대해 "내가 만든 말이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이 처음 붙인 말"이라며 평가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오늘의 단어이자 올해의 단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체감하는 실물경제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 지지율은 30% 내외에 그친다.
올해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은 가중되고 불황의 그림자도 계속 나타난다.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정책 '피벗(방향 전환)' 시점도 변수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경기 침체의 위험을 배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가 전문가들은 하반기 S&P500지수 전망치를 3225(27% 하락)와 4825(10% 상승) 사이라고 추정했는데, 이는 최근 20년 사이 가장 큰 격차다.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제 평가는 기회이자 위기다. 하지만 바이드노믹스 홍보전이 미국 경제를 직접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kk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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