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1도 오를 때마다 꿀벌도 '일주일' 일찍 깬다

박건희 기자 2023. 7.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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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서 야생벌의 활동 시기가 일주일 당겨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리스 와이버 영국 레딩대 농업·정책 개발 대학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야생벌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평균보다 6.5일 가량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는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학술지 '에콜로지 앤 에볼루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온에 따른 야생벌 88종의 활동 시기 변화를 지난 40년간 기록한 35만 개 이상의 개별 데이터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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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야생벌 활동 시기가 일주일 당겨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구온난화로 지구 기온이 높아지면서 야생벌의 활동 시기가 일주일 당겨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벌들의 활동 시기가 너무 이르면 사과, 배 등의 작물 재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크리스 와이버 영국 레딩대 농업·정책 개발 대학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야생벌은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평균보다 6.5일 가량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는 연구결과를 10일(현지시간) 학술지 '에콜로지 앤 에볼루션'에 발표했다. 더운 날씨로 봄이 시작됐다고 인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기온에 따른 야생벌 88종의 활동 시기 변화를 지난 40년간 기록한 35만 개 이상의 개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벌 종류에 따라 기온 변화에 반응하는 시기는 달랐지만 88종의 활동 시기가 모두 평균 4일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야생벌이 일찍 활동을 시작한다고 해서 수분 활동이 일찍 이뤄지는 건 아니다. 식물이 개화하지 않아 벌들이 충분한 먹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와이버 박사는 "벌이 꽃가루와 꿀을 찾아 먹고 유충을 길러내기 위해선 벌들의 활동 시기와 식물의 개화 시기가 일치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활동 시기의 불일치는 수분 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와이버 박사는 "자연적인 수분이 어려워지면 농부들은 양봉을 해야하고 이는 농사 비용을 증가시켜 결국 사과, 배, 채소 등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영국의 겨울 기온은 2070년까지 1도에서 4.5도 상승하고 습도 역시 30% 더 오른다. 연구진은 봄이 오는 시기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며 이에 따라 벌들의 활동 시기도 더 앞으로 당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겨울 꿀벌 78억 마리가 폐사했다. 한국양봉협회는 올해 4월 기준 전국 벌통 153만8000개여 개 중 약 62%에 해당하는 꿀벌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높아진 겨울 기온에 꿀벌이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전 세계 농작물의 3분의 1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FAO는 꿀벌 수의 감소가 인류의 식량 수급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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