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호 홈플러스 대구점...도심 속 '흉물'로 전락

류수현 2023. 7.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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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홈플러스의 전국 1호점인 대구점이 매각 후 철거작업을 벌이다 도중에 중단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시행사와 철거업체가 추후 공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인근 주민들도 기약없는 공사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철거가 중단된 후에도 "집 주변 공사현장이 방치되면서 도심속 흉물이 됐고,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 또 소음피해를 입을 것이 뻔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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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철거율 절반 정도서 '공사 중단'
46층 3개동 624세대 주거복합 "기약없어"
홈플러스전국 1호점인 대구점 건물의 철거공사가 중단돼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수현 기자

삼성물산 홈플러스의 전국 1호점인 대구점이 매각 후 철거작업을 벌이다 도중에 중단되면서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시행사와 철거업체가 추후 공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인근 주민들도 기약없는 공사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대구 북구 칠성동2가 홈플러스 대구점 자리에는 1만1,702㎡ 부지에 연면적 12만2,041㎡, 지상 46층 지하 5층 3개동 규모로 624세대 주거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철거에 돌입했으나 지난해 말 중단됐고 후속 작업도 기약이 없다. 기존 연면적 4만2,883㎡, 지상 6층 지하 2층인 홈플러스 대구점은 현재 2층까지만 철거하는 등 철거율이 절반에 그치고 있다.

철거업체는 지난해 3월 북구에 해체계획서를 제출한 뒤 허가를 받기 전 철거를 시작해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 받았고, 철거가 한창이었던 지난해 9~11월에는 6차례나 소음 규제 기준을 넘기면서 작업을 서둘렀으나 중도하차한 것이다.

업체는 당초 1년 만에 착공할 수 있도록 부지까지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철거 재개 시점도 불투명하고 비용처리 부담 등 사업 전반에 손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비용만 증가할 뿐인데도 대구지역 건설경기와 시행사 사정이 좋지 않아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8,892호 중 대구는 919호로 10%가 넘는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1·4분기 대구지역 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81.9% 떨어져 세종(82.7%)에 이어 두 번째 감소세고, 인구감소도 3,189명으로 경남(7,820명) 경북(3,665명) 다음이다.

주민들의 불만과 원성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6~10월 철거 당시 10차례 가량 소음과 분진 등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면서 집회를 열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3일간 북구청에서 철거 중단과 피해보상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철거가 중단된 후에도 "집 주변 공사현장이 방치되면서 도심속 흉물이 됐고, 공사가 다시 시작되면 또 소음피해를 입을 것이 뻔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북구도 답보상태인 현장에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철거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업 진행 여부도 시행사의 몫이라 딱히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대구점은 지난 1997년 9월4일 삼성물산이 유통업에 진출하면서 자본금 3,000억 원을 들여 처음 선보였다. 지난 2002년 4월에는 직선거리로 700m가량 지점에 이마트 칠성점, 2017년 12월에는 500m 지점에 롯데마트 칠성점도 가세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따라 2018년 창고형 브랜드인 '홈플러스 스페셜'로 재탄생하면서 활로를 모색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21년 12월23일 문을 닫았다.

시민들이 대구 북구 칠성동2가 옛 홈플러스 대구점 안전통로를 지나고 있다. 류수현 기자

류수현 기자 yv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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