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맞아? 이승엽의 '잠실 곰'들이 춤춘다

김지섭 2023. 7. 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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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의 지휘 아래 '잠실 곰'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4.80(9위)으로 불안했던 불펜이었으나 이 감독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것이다.

이 감독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워지면 정말 힘들어질 수 있다"며 "지금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야 하고,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불펜진이 좀 소모되더라도 최대한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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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승 두산, 5년 만의 8연승
개막 전 하위권 예상 뒤엎고 3위 선전
이승엽표 '믿음 야구' 빛 발해
이승엽 두산 감독이 9일 잠실 키움전에서 관중석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초보 사령탑'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두산은 최근 8연승을 질주 중이다. 뉴스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의 지휘 아래 ‘잠실 곰’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개막 전만 해도 지난 시즌 9위를 했던 하위권 전력에 지도자 경험 없이 바로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을 향한 물음표를 점차 지워가는 중이다. 7월 들어 전승 행진, 2018년 6월 이후 5년 만에 8연승을 내달리며 팀 순위도 단숨에 3위(41승 1무 36패)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 두산은 빈틈이 없다. 10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1.85로 1위, 팀 타율은 0.302로 2위다. 두산 마운드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와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브랜든 와델의 ‘원투 펀치’가 필승 카드로 자리 잡았고, 곽빈-김동주-최원준이 버티는 토종 선발진도 탄탄하다. 김명신-정철원-박치국-이영하-최승용-홍건희로 이뤄진 중간 계투진 역시 안정감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4.80(9위)으로 불안했던 불펜이었으나 이 감독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것이다. 초반에 혼선이 있었던 투수 교체 타이밍도 딱딱 들어맞고 있다.

지난달까지 속 썩였던 타선도 본궤도에 올랐다. 두산 타선은 6월 18일 LG전부터 24일 키움전까지 6경기 연속 3득점 이하 경기를 펼쳤다. 25일 타선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17점을 뽑았지만 이후 세 경기에서 다시 차갑게 식어 총 3득점에 그쳤다. 답답할 법도 했지만 이 감독은 인내하며 기다렸다. 그는 “결과가 안 나올 때는 선수들이 더 급해져 삼진을 두려워하고 결과에 집착하는 타격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믿음의 야구’를 고수했다.

그 결과,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도 살아났다. 자유계약선수(FA) 박세혁(NC)의 보상 선수로 데려온 박준영은 9일 키움전에서 2루타 하나 빠진 ‘사이클링 히트’로 8연승을 이끌며 새로운 영웅이 됐고, 전날 경기에선 최주환(SSG)의 FA 보상 선수인 강승호가 역전 만루포를 터뜨렸다.

또한 이 감독이 굳건히 믿었던 호세 로하스도 길었던 부진을 딛고 7월 타율 0.375로 반등했다. 안방마님이자, 중심타자 양의지(0.478)는 꾸준히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베테랑 내야수 김재호(0.438)도 힘을 보탰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가을야구 예상 후보로 단 한 표도 받지 못했을 당시 이 감독은 “냉정한 평가 감사드린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이제는 파죽의 연승 행진으로 상위권을 당당히 지키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 때 팀은 이겨도 내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기면 (그냥) 좋다”고 반색했다.

그러면서도 방심은 경계했다. 올스타 휴식기 마지막 3연전 상대가 2위 SSG인 데다가, 아직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워지면 정말 힘들어질 수 있다”며 “지금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이겨야 하고,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불펜진이 좀 소모되더라도 최대한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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