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안·정키, 흡족한 결과물 만들어낸 '배려와 존중'

박상후 기자 2023. 7. 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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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키스 수안·정키
배려와 존중의 힘은 상당했다.

퍼플키스 수안과 정키는 KBS 2TV '리슨 업(Listen-Up)'으로 인연을 맺었다.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지만 수안의 고착되지 않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반한 정키의 강력한 러브콜로 만남이 성사됐다. 리메이크 미션 무대 준비 과정에서 정키는 아티스트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자 아낌없는 칭찬과 조언을 건넸고 이로 인해 자신감이 가득 찬 수안은 포텐을 터뜨리며 '리슨업'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이들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는 수안 솔로 데뷔 싱글 '트웬티(Twenty) (Prod. 정키)' 작업 당시 빛을 발했다. 수안은 부담감과 함께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꼈지만 베테랑 프로듀서이자 히트곡 메이커 정키의 독려 속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퍼플키스 수안
첫 싱글 발매 소감은 어떤가.
수안 "솔로 데뷔를 기다려 줬던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많이 들어주고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 그룹 데뷔할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수안 "혼자 많은 것들을 준비하면서 부담되고 어렵더라. 멤버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점차 해 나가면서 적응이 됐고 마음에 드는 곡들이 나온 것 같아 행복하다."

- 첫 솔로 작업을 정키와 함께한 소감이 궁금하다.
수안 "첫 솔로 데뷔 시작을 정키 프로듀서 님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개인적으로 KBS 2TV '리슨업'에서 정키와 작업했던 '밤이 깊었네' 무대가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다시 한번 작업할 기회가 생겨 좋았다."

정키
- 정키는 수안의 첫 싱글 작업에 참여하게 됐는데 어땠나.
정키 "사실 내가 빈말을 잘 못한다. 수안이를 처음 봤을 때가 KBS 2TV '리슨업' 촬영이었다. 당시 녹음을 하고 나서 임세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나중에 임세준이 말을 해 줬는데 녹음하고 나서 내가 처음으로 칭찬한 가수가 수안이라고 하더라. 당시에 천재라고 했다더라. 이번에 기회가 돼 다시 함께하게 됐는데 그때의 느낌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안의 솔로 활동 시작에 일조할 수 있게 돼 뿌듯하고 영광이었다."

- 정키가 생각했을 때 수안의 장점은 무엇인가.
정키 "허스키한 보이스를 가진 가수는 많다. 내 경험상 활동을 몇 년 이상 하면 그런 가수들은 허스키한 느낌의 색깔이 고착되는데 수안이는 아직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풋사과 같은 목소리다. 이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 데뷔하는 순간을 마주한다는 게 쉽지 않다. 순수하면서 스킬도 있다. 작업하면서 놀랐던 부분이 많았다."

퍼플키스 수안
퍼플키스 수안·정키
- 수안과 정키는 이번 앨범 작업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썼나.

수안 "목소리 톤을 잘 살리고자 했다. 살짝 오버되면 올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트웬티'란 제목에 맞춰 풋풋한 톤을 녹음 내내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정키 "어떻게 보면 수안의 첫 시작이 정형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더라. 향후 수안이와 작업하는 작곡가들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발라드를 피하고 싶었다. '시작을 망치지 말자'라는 마인드로 작업에 임했다."

- 첫 작업 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
수안 "싱글 1집 수록곡 '나를 비추면'을 녹음할 때가 떠오른다. 당시 그룹 활동이랑 병행하다 보니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 녹음을 진행했는데 브릿지 부분이 너무 울컥하더라. 감정이 차올라서 녹음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나를 자극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서 내 진심을 이야기하듯 불렀다."

정키 "수안이의 목소리가 애니메이션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에반게리온'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서 녹음 전 유튜브로 수안에게 '에반게리온' 영상을 보여줬다. 수안이 호응을 정말 잘해줬는데 나중에 '에반게리온'을 모른다고 하더라. 세대 차이가 났던 기억이 있다."

퍼플키스 수안
- 수안은 타이틀곡 '트웬티'를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
수안 "정키 프로듀서 님이 열심히 작업해 주는 게 느껴지다 보니 그에 상응하는 작업물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후에 들었는데 감동이 느껴지더라. 첫출발을 하기에 손색없는 곡이라 감사했다."

- 솔로 활동에 대한 부감감은 없나.

"회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이 생기더라. 특히 '리슨업' 촬영 당시 함께 작업했던 정키 프로듀서 님에게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는 마인드를 갖고 앨범 작업을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정키
- 정키의 방송 활동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리슨업' 출연 계기가 궁금하다.

정키 "사실 제작진 측에서 제안이 왔을 때 안 나간다고 난리를 부렸다. 나는 경쟁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영화 시나리오 작성한 게 있었는데 이걸 제작사에 너무 보내고 싶었다. 그때 대표님이 '리슨업'에 출연하면 내 시나리오를 제작사에 보내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가게 됐다. 노인들의 음악 이야기를 5부작으로 써 봤다. 시나리오를 받은 제작사가 넷플릭스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다."

- 수안이 정키의 미션 가창자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정키 "리메이크 미션을 앞두고 트렌디한 목소리를 지닌 가창자를 찾던 중 '4세대 음색 원톱'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됐다. 보자마자 '사기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제작진에게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RBW 김도훈 대표님이 도와줘서 만남이 성사됐다."

수안 "이런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감사한 마음이 컸다. 퍼플키스 활동 직후라 준비 과정이 굉장히 짧아서 폐를 끼치지 않고 무대를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퍼플키스 수안·정키
- 두 사람의 무대가 '리슨업'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는데 뿌듯하지 않았나.
정키 "수안이 첫마디를 내뱉는 순간 동료 작곡가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귀엽게 생긴 친구의 반전 있는 목소리에 다들 놀랐다. 최고 점수를 받게 돼 기분이 정말 좋았다."

수안 "플레이어로서 '밤이 깊었네'의 스토리를 짜준 정키 프로듀서 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사실 부모님이 현장에 와서 내 무대를 봤다. 벅차오름이 느껴지더라. 묘한 떨림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 향후 활동 계획이 어떻게 되나.
정키 "지금 라디오 고정 게스트를 하고 있는데 방송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조미료처럼 가끔씩 얼굴을 비추면서 음악 작업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뭔가를 만드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예술 범주 안에서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이것저것 시도해 볼 생각이다."

수안 "솔로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퍼플키스 음악은 스토리텔링과 세계관이 독특해서 특정 상황에 듣기 좋은 음악이지만 솔로로 발매하는 음반은 언제 들어도 부담이 없었으면 한다. 친구처럼 다가갈 수 있는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퍼플키스 수안·정키
- 팬들에게 한 마디.
수안 "항상 나를 믿고 사랑해 준 팬들을 위한 노래가 나왔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내 이야기가 많이 녹여져 있어 많은 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많이 즐겨주고 사랑해 달라."

정키 "수안이의 앨범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정말 재능 있는 아티스트다. 잘 되길 응원하는 마음이니 여러분도 수안이를 많이 예뻐해 달라."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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