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인권도 없다?…'속옷 검사' 강요한 앤팀 팬사인회, 무엇이 문제였나[초점S]

▲ 앤팀. 제공|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하이브가 일본 그룹 앤팀 대면 팬사인회에서 팬들의 속옷 검사를 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앤팀 대면 팬사인회에 다녀온 팬들은 여성 보안요원들에게 성추행에 가까운 신체 검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검사는 팬들이 녹음기, 스마트 워치 등 대화 녹음이 가능한 전자기기를 옷에 숨겨 멤버들과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검사에서는 여성 보안요원들이 팬들의 가슴을 만지고, 의심되는 경우 옷까지 벗겨 전자기기 지참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보안요원들이 가슴을 만지는 이른바 '속옷 검사'를 당한 팬들은 "너무 수치스러웠다", "팬들의 인권이 바닥이 되는 기분"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논란이 커지자 하이브는 해당 팬사인회를 진행한 위버스샵을 통해 "여성 보안요원에 의한 보안 보디체크와 관련해 현장에 참여하셨던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하고 나섰다.

위버스샵은 "팬사인회는 아티스트와 팬 간 1대1 대화의 자리로, 녹음 내용이 외부에 유출돼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곤란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녹음과 촬영이 가능한 전자장비의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 그 동안 많은 팬분들께서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셨다"라고 했다.

이른바 '속옷 검사'를 시행한 것에 대해서는 "8일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이를 확인하는 보안 바디체크가 여성 보안요원에 의해 진행되었고,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하신 팬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보안 상의 이유라고 해도, 그것이 팬분들을 불편하게 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보안 목적 검색에는 비접촉 방식 등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 앤팀. 제공|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하이브의 사과에도 팬들의 성난 팬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속옷 검사'의 문제는 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했다는 것이다. 전자기기 지참 금지는 멤버들이 하는 말이 녹취로 남아서 온라인에 공개되는 것을 염려한 처사로 보인다. 한국말에 익숙하지 않은 멤버들이 어떤 말을 할지 미리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팬들 쪽을 먼저 틀어막기로 한 것.

위버스샵은 미리 전자기기 지참을 금지했기 때문에 '속옷 검사'는 피할 수 없었다는 논리다. 하지만 공항에서 사용하는 금속탐지기 등 신체 접촉 없이 충분히 전자기기를 찾아낼 수 있었고, 팬들의 가슴 등 신체까지 만지면서 전자기기를 찾아내야 할 만큼 해당 사안이 중하지도 않았던 것도 문제다.

같은 성별의 보안 요원이 '만졌다'고 하더라도 추행은 추행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팬이 됐다는 이유로 인권의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는 없다. 앤팀 팬사인회에서 있었던 이 기묘한 '속옷 검사'가 계속 논란으로 불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