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10년간 민간에 열어둔 차관보급 재정관리관 직위 ‘빗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획재정부가 '재정관리관(차관보급)' 직위에 민간 전문가가 진출할 수 있도록 열어뒀던 문을 10년만에 걸어닫는다.
10일 기재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기재부 재정관리관 직위가 지난 6월29일부로 개방형 공모직(이하 개방형직)에서 해제됐다.
현재 기재부에 개방형 직위로 선발된 민간전문가는 기업환경과장·국제조세제도과장 등 두 명뿐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3년 도입, 기재부 관료 출신만 임용돼
전문가 “제도 취지에 맞게 직위성격 따져봐야”
기획재정부가 ‘재정관리관(차관보급)’ 직위에 민간 전문가가 진출할 수 있도록 열어뒀던 문을 10년만에 걸어닫는다. 민간 전문가도 임용될 수 있도록 2013년 ‘개방형 공모직위’에 지정했다. 하지만 그동안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져 ‘제 식구 앉히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10일 기재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기재부 재정관리관 직위가 지난 6월29일부로 개방형 공모직(이하 개방형직)에서 해제됐다. 개방형직은 ‘일반 개방형’과 ‘경력 개방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은 민간인과 공무원이 모두 지원할 수 있고, 경력형은 민간인만 지원할 수 있다. 민간 인재를 공직 사회로 유입시켜 다양성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재정관리관은 2013년 일반 개방형직에 지정됐다. 이 자리는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으로 국고·국채를 관리하고 재정운용·공공기관 업무도 총괄하는 요직이지만, 그 후 지금까지 임명된 7명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민간인 신분으로 지원해 선발된 사람도 모두 기재부 관료 출신으로 관련 업무를 맡아왔던 이들이다. 최근 임기를 마치고 조달청장에 취임한 김윤상 청장도 예전에 기재부 현직에 있을 때 재정관리관에 응모해 선발된 바 있다.
기재부 인사담당자는 “인사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인사처와 협의해 재정관리관을 개방형직에서 해제했다”면서 “선발 과정이 3개월 이상 걸려 주요 직위에서 공백이 발생하는 부작용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만 골라 뽑은 건 아니다. 기재부가 선발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민간 위원 중심으로 구성된 인사처의 선발위원회가 평가해 추천한 후보가 모두 기재부 출신이었다”고 설명했다.
개방형직은 인사처가 꾸리는 중앙선발시험위원회가 서류·면접전형 등을 진행하고, 3명 이내로 후보자를 추려 해당 부처에 명단을 넘기면 부처가 원하는 인사를 선택한다. 최근 기재부는 같은 사유를 들어 국장급인 ‘국제금융심의관’도 개방형직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에서 개방형직으로 지정된 실장급 이상 직위는 단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국장급도 국제금융심의관이 해제되면서 5개에서 4개로 줄었다. 과장급은 10개 직위를 개방형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뒀다. 현재 기재부에 개방형 직위로 선발된 민간전문가는 기업환경과장·국제조세제도과장 등 두 명뿐이다. 이원희 한경국립대 총장(전 한국행정학회장)은 “민간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직위를 개방형으로 지정한 것인데 그간 공무원만 선발됐다는 이유로 제외하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며 “제도 취지에 맞춰 해당 직위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개방형직(경력형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모두 475개다. 실제 충원이 이뤄진 직위는 398개이고 이 중 민간 전문가가 임용된 자리는 총 235개이다. 인사처는 일반 개방형 직위에 대한 별도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김영호 통일장관 후보자 ‘정부 통일방안’까지 부정
- [단독] 서울시, 전장연 보조금 3배로 부풀려 국힘에 보고했다
- [단독] 김건희 모친 1000평 농지서 주민 옥수수 농사…위법 의혹
- “고발장 저희가 만들어 보내겠다”…김웅 “내 목소리인데 기억 안 나”
- 윤석열 정부 “신규 원전 건설 검토” 공식화
- 중국 임신부, 3900만원에 미국 원정출산…“6개월 예약 꽉 차”
- 120년 만에 도서관에 반납된 책…연체료는 걱정 마세요
- [뉴스AS] ‘먹태깡 대란’은 왜? 언제까지 계속될까?
- 18만명 몰린 현대차 ‘킹산직’ 공채…합격자 200명, 여성 단 6명
- [현장] “김건희 일가 땅, 강남까지 20분…양평 땅부자 휘파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