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행복한 고민’했는데…SSG 선발 마운드가 흔들린다

배재흥 기자 2023. 7. 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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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선발 맥카티. SSG 제공



SSG는 불과 2달 전까지 넘치는 선발 자원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했다. 외국인 선발 애니 로메로의 부상 이탈과 김광현의 어깨 통증 등 불안 요소는 있었지만, 고졸 신인 송영진의 깜짝 활약이 보태진 선발 뎁스의 힘으로 시즌 초반 역경을 뚫고 나왔다. SSG는 한동안 커크 맥카티, 김광현, 박종훈, 오원석, 문승원, 송영진으로 이뤄진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개막 한 달을 막 넘긴 시점, 대체 외국인 선수인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영입 소식이 전해졌다. 이젠 ‘교통정리’를 해야 할 때였다. 로에니스가 합류하면 선발 자원만 7명으로 늘게 되는데, 이 중 일부는 보직을 바꿔 불펜의 짐을 줄여줘야 했다. 문승원은 불펜으로, 송영진은 2군으로 가면서 남은 시즌을 치를 SSG 선발진의 뼈대가 갖춰졌다.

선발진 구성은 안정됐지만, 성적은 정반대로 나왔다. 10일 현재 78경기를 치른 SSG 선발진의 평균자책은 4.67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4월 3.95로 준수한 성적을 낸 SSG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은 5월 4.59로 치솟았고, 지난달 4.65로 더 나빠졌다. 7월 들어 치른 6경기의 평균자책은 8.65를 기록할 만큼 악화일로다.

SSG 선발 엘리아스. SSG 제공



부상으로 후반기 복귀가 예상되는 커크 맥카티만이 올 시즌 유일하게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올 시즌 선발 등판한 13경기에서 9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7승(3패) 평균자책 2.52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SSG 입장에서는 맥카티 외에 확실한 승리 카드가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엘리아스는 지난 5월24일 LG전에서 5이닝 3실점의 준수한 투구로 데뷔전 승리를 챙긴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다만, 이어진 등판에서 급격히 흔들린 모습을 노출하며 현재까지 4승(3패) 평균자책 4.02의 성적을 남겼다.

SSG 선발 김광현. SSG 제공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베테랑 김광현은 기복이라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0.714의 높은 승률로 5승(2패)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은 4.00으로 높은 편이다. 그는 지난 6일 KIA전에서 4.1이닝 만에 7실점 한 뒤에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제구 난조에 발목 잡힌 박종훈은 이번 시즌 3번째 1군 말소라는 쓴맛을 봤다. 오원석 역시 6월부터 좋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SG는 선발의 부족한 안정감을 불펜의 힘으로 메워가며 LG와 힘겨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이젠 철벽을 자랑했던 불펜도 날씨가 더워지며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올 시즌도 곧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 SSG가 이번에도 선발 자원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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