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나온 푸틴 '브릭스 회의'에 초대한 남아공…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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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다음 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를 대면 형식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공을 방문해도 체포되지 않도록 ICC 탈퇴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남아공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해 정상회의 개최지를 ICC 회원국이 아닌 중국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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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다음 달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를 대면 형식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회의에 초청됐는데,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라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집권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릭스 정상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되며 그 형식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짓고 있다"며 "대면 방식의 회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거의 3년간 대면으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서로 눈을 마주할 수 있는 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남아공은 푸틴 대통령을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회의는 오는 8월 22∼24일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다.
문제는 남아공이 ICC 회원국이라는 점이다. ICC는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전쟁 중 우크라이나 아동을 강제 불법 이주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의 외교적 고립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CC 회원국은 체포 영장이 발부된 혐의자일 경우 외국 정부 수반일지라도 체포해서 ICC에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친러 성향 정부가 이끄는 남아공의 입장이 상당히 곤란해졌다. 남아공 ANC는 극단적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고수한 과거 정권과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를 지지해준 러시아와 오랜 기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 채택에 기권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AFP는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온 남아공엔 외교적 딜레마"라고 진단했다.
남아공은 국제사회와 러시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지난 4월 ANC가 주말 회의를 거쳐 ICC 탈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공을 방문해도 체포되지 않도록 ICC 탈퇴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남아공 대통령실은 "사실 확인이 잘못됐다"며 "남아공은 여전히 ICC 회원국으로 남아있으며 국제법의 공평하고 일관된 적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 ICC 탈퇴로 국제사회 고립을 자처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서는 남아공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해 정상회의 개최지를 ICC 회원국이 아닌 중국 등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는 "계획대로 요하네스버그 샌튼컨벤션센터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남아공이 마지막에 장소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날레디 판도르 국제관계협력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는 등 회신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신받아야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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