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王이 될 상인가?" 830% 오른 에코프로 장중 100만원 터치

홍순빈 기자, 오정은 기자 2023. 7. 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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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상승률로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株)가 된 에코프로가 100만원을 터치했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나 정치·경제적 상황과 신규 경쟁자 진입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에코프로의 기업가치를)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대략 2027년으로 적정 시가총액은 11조8000억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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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상승률로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株)가 된 에코프로가 100만원을 터치했다. 끊임없이 불거진 고평가 논란에도 연일 신고가를 넘본다. 말도 안 되는 상승세에 '매수' 보고서를 앞다퉈 내던 국내 증권가는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을 포기한 모양새다.

10일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1만5000원(1.53%) 내린 96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장중 101만5000원까지 올라가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마감 직전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10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에코프로는 단기간에 '10루타'(10배 상승) 주식으로 시장에 명성을 떨쳤다. 올들어 836.89% 올랐는 전체 코스피·코스닥 시장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1년 전 52주 최저가(6만3919원) 대비로는 1309.72% 상승했다.

늘었던 공매도도 줄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지난 3월부터 증가해 5월 말 184만주가 됐다. 하지만 그 이후 점차 감소해 현재 130만주 수준이다. 잔고 비중도 약 한 달 반 만에 6.9%대에서 4.9%대로 줄었다.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주로 개미들(개인투자자)들이었다. 올들어 이날 장 마감 직후까지 개인은 에코프로 주식을 1조7910억원 순매수했다. POSCO홀딩스(4조9370원)에 이어 순매수 규모 2위에 해당한다.

기관 투자자 가운데서 금융투자, 사모펀드 등도 이차전지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 매수세에 동참했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는 에코프로 개별주식을 1330억원 순매도했으나 TIGER 2차전지테마 ETF를 4770억원 순매수했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엔 에코프로가 약 15.5% 담겨있다. 사모펀드는 TIGER 2차전지테마 ETF와 KODEX 2차전지산업 ETF를 각각 1150억원, 1640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에코프로그룹 전체 몸집도 커졌다.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그룹주 3인방은 이날 기준으로 시가총액 54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에 이어 4위다.


"SELL" 외쳐도 불기둥…에코프로 분석 포기한 증권가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에코프로그룹의 질주가 설명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입을 모은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로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9배가 넘는다. 이는 에코프로의 기업가치가 현재 보유한 자산 장부가보다 19배 넘게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SK, LG, CJ, HD현대 등의 PBR이 1배가 되지 않는다는 걸 감안하면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이차전지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이차전지 기업 중 에코프로만큼 프리미엄을 받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며 "어디까지가 주가의 상단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일부 증권가에선 이례적으로 매도' 보고서를 내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4월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 목표주가를 45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 발간 직전 날 에코프로의 주가는 76만9000원이었다.

김 연구원은 2030년 예상 기업 가치를 끌어와 현재 주가에 반영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성은 명확하나 리스크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도 그는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나 정치·경제적 상황과 신규 경쟁자 진입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에코프로의 기업가치를) 가치화할 수 있는 최장 시점은 대략 2027년으로 적정 시가총액은 11조8000억원"이라고 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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