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뮤추얼펀드, 대규모 환매 직면"…36조원 곧 만기 도래

방성훈 2023. 7. 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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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묶였던 2000억위안 펀드 자금 환매 직면"
1~3년 만기 펀드 대다수가 손실…환매 요청 빗발
6개월 미만 단기 투자 익숙한 中개미 인내심도 한계
"펀드 자금 순유출 불가피…中증시 하방 위험 가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애곤-산업 펀드 매니지먼트는 2020년 말 10년 간의 운영 실적을 토대로 3년 동안 펀드를 유지할 경우 수익을 낼 확률이 77%, 평균 수익률은 29%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 있게 홍보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펀드에 자금을 맡긴 한 투자자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수익률) 실적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고 꼬집었다.

중국 주식시장에서 뮤추얼펀드 예치금에 대한 환매 압박으로 대규모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3년 전에 일었던 펀드 ‘붐’으로 설정됐던 주식형 펀드 대부분이 올해 안에 만기를 맞이하는데, 절반 이상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중국 증시의 하방 압력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사진=AFP)

블룸버그는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자료를 인용, 중국 뮤추얼 펀드 다수가 조만간 만기가 도래해 지난 3년 동안 펀드에 묶였던 2000억위안(약 36조원) 이상의 현금이 환매 물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경기회복 둔화 우려 등으로 중국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잃은 데다, 금융시장 전반이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같은 소식이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환매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대다수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3년 만기로 출시된 38개 주식 관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 5월 31일 기준 0.4%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익을 낸 펀드 수는 절반 미만에 그쳤다. 2021년 출시된 2년 만기 13개 펀드는 평균 13%의 손실을 기록 중이며, 이익을 낸 펀드는 단 한 곳도 없다. 올해 출시된 1년 만기 185개 펀드 역시 평균 3.3%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기대를 크게 밑도는 수익률은 물론, 펀드에 자금을 맡기고 3년 동안 기다리는 것은 중국인들의 일반적인 투자 성향과도 대비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6개월 미만의 훨씬 짧은 기간 동안 펀드를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신화펀드매니지먼트의 설문조사에서도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중국 개인은 약 57%가 6개월 미만 동안 펀드를 보유했고, 이 가운데 약 15%는 일주일 이내에 매도했다.

이에 따라 3년을 기다린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실제 각 펀드 회사에는 환매 문의 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올해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한 3년 만기 펀드에서도 수익과 손실을 불문하고 상당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센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듀레이션 펀드는 2020년 2월 출시 이후 16%의 수익을 올렸지만, 올해 3월 31일 만기 도래 이후 3개월 동안 예치금의 3분의 1이 상환됐다.

중국 최대 매크로 헤지펀드 중 하나인 상하이 반샤의 투자관리센터는 “3년 만기 뮤추얼펀드 및 사모펀드에서 순유출은 불가피하다”며 이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하방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상하이 프로스펙트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양루이 펀드매니저도 “펀드에 자금이 묶여 유동석이 악화한 투자자 요구 및 펀드 손실 등을 고려하면 만기 도래 후 환매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러한 환매 요구 물결은 3년 전 중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몰렸던 것과 대비된다. 당시 중국 CSI300 지수가 27%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에 여유가 생겼고, 스타 펀드 매니저들의 자금조달 기록 경신과 더불어 3년 만기 펀드에 660억위안(약 11조 9000억원)이 예치됐다.

모닝스타의 징샤 다이 수석 매니저 리서치 분석가는 “3년 만기 펀드의 실적이 평균적으로는 CSI 300 지수를 상회하고 있지만, (만기 까지 환매가 제한된) 락업 기간이 있는 펀드는 수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합리적인 기대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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