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연내 가상자산 담당조직 확대·개편
“법 통과에 따라 체계 보완”
자본시장급으로 관리·감독
금융감독원이 올해 하반기에 가상자산 담당조직을 확대·개편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금감원 내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부서는 디지털금융혁신국과 IT검사국 등이 있다. 이 두 조직은 각각 지난해 초 디지털금융감독국과 디지털금융검사국에서 개편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직확대가 내부적으로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해당 법이 공포됨에 따라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안을 총괄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디지털금융실(가칭)을 올해 안으로 조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조직은 감독·검사·조사 등 가상자산 업계의 운영실태 파악과 불공정거래 선제적 차단을 유기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5월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가상자산 업계 수장들과 만나 “향후 법 시행에 대비해 감독·검사 및 불공정거래 조사 등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꼼꼼하게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로 꾸려지는 조직이 감독·검사·조사의 체제를 갖춘다는 것은 금감원이 가상자산을 금융투자(증권)처럼 하나의 시장으로 온전히 본다는 의미와 같다. 현재 금감원내 자본시장 분야도 자본시장감독국, 금융투자검사국, 조사 1~3국 등이 갖춰진 체제로 시장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기조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조직은 하반기 내부·외부적 논의에 따라 미세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법이 공포가 되는 시점에 (금감원 내) 가상자산 담당 관련 조직이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별도의 조직으로 꾸릴 지, 현재 조직을 개편할 지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감독·검사·조사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지만, 원론적으로는 제로베이스에서 진행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가상자산을 온전한 시장으로 보고 제대로 된 시장운용을 관리감독하기 위해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줄곧 강조해온 바이기도 하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제도적 완비 전에도 가상자산 관련 피해자에 대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자본시장 못지않게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1주년 취임 기자간담회에선 “금감원은 가상자산에 대한 새로운 감독체계와 이용자보호를 위한 피해대응센터 등을 마련해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이같은 ‘사전준비’는 가상자산 업계의 진흥은 금융위가 키를 쥐고, 관리·감독은 금감원이 맡는다는 의미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 조금만 규제를 하려하면 기술혁신을 저해한다는 논란이 엄청나게 제기됐다”며 “가상자산은 앞으로 발전·육성해야할 필요가 있지만 적어도 불공정거래 방지와 소비자 보호가 안되면 물음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미에서 법안의 국회 통과는 (가상자산) 시장 중심의 건전한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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