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 행렬 촬영 막아라"…새마을금고, '고객'보다는 '언론' 걱정

김도균 기자, 황예림 기자 2023. 7. 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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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열 발생 상황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 사진(동영상) 유포 사전 차단.'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에 휩싸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내용의 비상 업무 지침을 하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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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9일 서울 시내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 예금보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이날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세가 둔화하고 재예치 금액은 증가하는 등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건전성에 우려가 되는 특정 금고의 경우 인수합병 시 고객 예·적금 100% 전액 보장하기로 했다. 2023.7.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기열 발생 상황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 사진(동영상) 유포 사전 차단.'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우려에 휩싸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중앙회)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내용의 비상 업무 지침을 하달했다. 문제를 적극 해결하기보다 외부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데 더 힘을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회는 지난 6일 '새마을금고 자금 인출 현안 대응 관련 비상 업무 연락'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각 금고에 발송했다. 최근 부실 논란이 불거지면서 예·적금 해지 고객이 급증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중앙회는 공문을 통해 "현 인출 사태에 모든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로 줄서기(대기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라)"고 각 금고에 주문했다. 이에 더해 "언론사에서 몰래 촬영을 시도한다"며 "사진(동영상) 유포를 사전에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중앙회는 대기열을 줄이기 위해 지난 7일 영업 시작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로 1시간 앞당기기도 했다. 당시는 중앙회 내부에서 인출 행렬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날이다. 이 외에도 공문에는 "예적금을 해지하면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손해라는 인식을 주지시킬 것" 등의 지시가 담겼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이같은 지침에 대해 머니투데이와 한 통화에서 "뱅크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일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지침"이라며 "예적금을 해지했을 때 손해라는 점을 알려주는 건 실제로 이자 손실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발표한 것처럼 새마을금고는 어떤 조치를 통해서든 고객의 돈을 전부 보장할 것이므로 손해를 보지 말라고 고객을 설득하는 건 개별 금고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 지침이 인출 행렬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하는 내용이라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 지역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는 A씨는 "사진 촬영을 통제하고 대기열을 가리는 것이 이탈 자금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손님보다 언론을 더 걱정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이번주를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사태를 진정시킬 분기점으로 보고 이날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지원단'을 발족했다. 행안부는 또 당초 시행하기로 한 연체율 상위 30개 금고에 대한 특별 검사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일 행안부와 중앙회는 뱅크런 우려에 돈을 뺀 고객을 다시 유입시키기 위해 재예치 유인책을 내놨다. 이달 1~7일 중도 해지한 예적금을 오는 14일까지 재예치하면 최초 가입 조건과 똑같은 이율을 적용하고 비과세 등 혜택을 유지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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