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의 꿈, 'UAE 감독' 벤투 앞에서 잡히지는 않을까...아시안컵 격돌 가능성은 낮아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과 대한민국이 곧 다가올 아시안컵에서 대결한다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연출될 수 있다. 다만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UAE 축구협회는 10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벤투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향후 3년간 대표팀을 맡을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 최장수 감독이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12년 만에 이끈 사령탑이다. 한국와 결별한 뒤 벤투 감독은 폴란드, 에콰도르 국가대표팀 등과 연결됐지만 돌고 돌아 아시아로 돌아왔다.
앞서 9일,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벤투 감독이 UAE 감독이 되기로 합의했다. 2026년까지 유효한 3년 계약에 도달했다. 내일 중으로 서명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하루 뒤 벤투 감독의 UAE 부임은 확정됐다.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은 중요한 대회들을 앞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11월부터 시작되는 2026 월드컵 예선이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도 있다. 우리의 포부는 이러한 대회에서 우리의 야망을 성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월부터 진행될 201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부터 UAE와 만날 가능성도 있지만 아시안컵에서 만난다면 벤투 감독과 흥미진진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前 감독과 現 감독의 맞대결부터 시작해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을 벤투 감독이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도 재미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한 1960년 이후로 아시안컵 우승이 없는 대한민국 대표팀이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일단 UAE는 아시안컵 조추첨에서 한국과 같은 조로 편성되지는 않았다. 한국은 요르단,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E조를 구성하고 있다. UAE는 이란, 팔레스타인, 홍콩과 함께 C조다. 그렇다면 아시안컵에서 벤투 감독을 적으로 만나게 될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다. 냉정하게 분석해도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2위인 요르단, 86위인 바레인 그리고 137위인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 2위로 16강에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조 1위로 진출하면 16강에서 D조 2위와 만나게 된다.
현재 16강에서 D조 2위로 유력한 상대는 이라크나 베트남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경기력이 좋기 때문에 조 1위로 올라갈 확률이 높다. 이라크와 베트남을 잡고 올라간다면 8강에서 UAE가 속한 C조 1위와 A, B, F조 3위 중 한 팀의 승자와 만나게 된다.
UAE가 C조 1위로 올라선 뒤에 A, B, F조에서 3위를 기록한 한 팀과 만나 승리한다면 8강서 한국와 만날 수 있다. 하지만 C조는 아시아 최강 중 하나인 이란이 있다. 벤투 감독이 좋은 감독이라는 건 모두가 알지만 UAE가 이란까지 넘어서면서 조 1위로 올라올 경우의 수는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벤투 감독의 색채가 완벽히 자리잡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당장 아시안컵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을 지도했을 당시에도 아시안컵에서는 완벽히 팀에 녹아들지 못한 전술로 인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다 8강에서 카타르에 일격을 맞고 탈락한 바 있다.
또 다른 경우의 수는 한국이 조 3위로 16강에 오른 뒤에 D조 1위를 잡고 8강에서 A조 2위를 제압하고 올라온 C조 2위와 대결하는 방법이다. 앞서 언급한 것도 가능성이 떨어진다. 한국이 E조 1위, UAE가 C조 2위로 진출하면 두 팀이 만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결승전밖에 없다.
한국이 E조 1위, UAE가 C조 3위로 16강에 오르면 4강에서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C조 3위로 올라오게 된다면 A조 1위와 맞붙을 수도 있기에 UAE한테는 상위 토너먼트까지 올라가기 가장 쉬운 방법이 될 것이다. A조에는 한국, 이란, 일본처럼 절대적인 강자가 없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어떤 경우의 수를 고려해도 벤투 감독과 한국이 만날 확률은 매우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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