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유하는 시대 끝나…서비스형 운송으로 발전할 것"
개인이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율차가 데려다주는 TaaS
국내외기업 시장선점 속도
범산업 차원서 대응해야
"더 이상 자동차를 개인적으로 소유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전기차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모빌리티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가 탑승하는 모빌리티의 형태뿐만 아니라 활용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도 예고된다.
매일경제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공동주최한 '제2차 디지털 퓨처마킹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본부장은 모빌리티가 더 이상 소유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서비스처럼 이용하는 형태의 서비스형 운송(TaaS·Transportation-as-a-Service)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 목적과 목적지만 정하면 차량이 알아서 오고 수송해주는 서비스 형태가 될 것이라는 말이다. TaaS는 사람과 물류의 이동을 포괄하는 포괄적인 수송 서비스 개념이다.
고 본부장은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자료를 인용하며 "세계 승용차의 연간 판매량은 2040년이 돼도 1억대를 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며 판매량 자체가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의 보급과 공유경제의 확산 가운데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에서 서비스 개념으로 이동하기에 판매량 예측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BNEF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는 2022년 기준 승용차의 14%를 차지했는데, 2026년에는 3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체된 판매량 가운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내연기관 제조사 외에도 새로운 전기차 제조사들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고 본부장은 현재의 변화를 유선전화에서 피처폰으로의 전환에 빗대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집전화에서 피처폰으로 가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대거 정리됐다. 모빌리티도 마찬가지로 전기차까지는 모두 진입할 수 있겠지만, 누가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카에 먼저 성공하는가가 최대 변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술의 복합체인 미래 모빌리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기술 경쟁이 펼쳐지는 이유다. 전성배 IITP 원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반도체 칩셋, 5G, 클라우드 같은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를 한 자동차 업체가 할 수 없기에, 자동차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서비스 업체 간 협력이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테슬라 외에 도요타, GM, 포드 등은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기업과 협업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또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해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으로 삼고 있다.
고 본부장은 "지금까지 승기를 잡은 것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다. 테슬라는 비전 AI, 자율주행에 강점을 갖고 있고,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자동차와 도심항공교통(UAM) 영역에 활용도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전 과정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을 모두 갖추고 있어 벤츠, BYD 등 다양한 업체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한국도 이러한 흐름 속에 여러 산업의 대기업이 모두 힘을 합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상 모빌리티는 이처럼 내연기관차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전기차로 전환이 한창인 가운데, 이제 2차원을 넘어 3차원으로 모빌리티는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UAM이다. 고 본부장은 "100여 년 동안 교통수단은 2차원 공간에서 발전했는데, 이제 3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UAM 로드맵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 파급력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성석함 SK텔레콤 부사장은 'SK텔레콤의 UAM 사업추진 현황 및 계획'이라는 주제로 발언하면서 자사의 UAM 사업 비전을 설명했다.
UAM은 도시 교통 수단으로 활용하는 항공 기체로, 간단하게 보면 에어 택시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또한 지난해 말 모빌리티자동차국을 신설하면서 기존 도심항공정책팀을 도심항공교통정책과로 격상하며 본격적인 도심항공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상용화되기는 어렵지만, 2030년대가 되면 하나의 도시 교통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텔레콤은 UAM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달에는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UAM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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