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치다-요시다, 살벌한 북한 원정 증언 “24시간 감시에 전자기기 다 빼앗겨”

김도곤 기자 2023. 7. 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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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아쓰토(왼쪽)-요시다 마야. 게티이미지 코리아



일본 축구 대표팀 출신 우치다 아쓰토(35)와 요시다 마야(34)가 북한과 얽힌 월드컵 예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은퇴 후 방송활동 중인 우치다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우치다 아쓰토의 FOOTBALL TIME’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요시다는 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고, 현재도 선수로 활약 중인 요시다를 게스트로 초청했다. 이들은 오랜 시간 일본 대표팀에서 측면 수비수와 중앙 수비수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함께 대표팀으로 뛰었을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북한 원정을 꼽았다. 일본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북한을 만났다. 월드컵 예선은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지만 북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제3지역, 즉 중립지역에서 치러진 적도 많다. 하지만 이 경기는 북한 원정이 성사됐고,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는 당시 아시아권은 물론이고 기타 지역에서도 상당한 화제가 됐다. 북한에서 경기가 치러지고, 북한의 반일감정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축구협회는 선수, 스태프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입국부터 경기, 출국까지 난관의 연속이었고, 두 축구협회 사이에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우치다는 “호텔 복도에 경비원이 계속 서 있었다”라며 선수들이 감시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2인실을 썼다”라고 증언했으나 요시다는 “아니다. 1인실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내 방에 계속 있었지”라며 웃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일본 선수들은 1인 1실을 배정받았으나, 계속되는 삼엄한 경비에 두려움을 느껴 2~3명씩 모여 한 방에서 지냈다.

요시다는 “일단 전자기기는 북한 입국 때 모두 빼앗겼다. 그리고 너무 추웠다”라고 증언했다. 일본은 입국 때 삼엄한 검사로 인해 예상 시간보다 3~4시간 더 공항에 있었야 했다. 당시 11월이었기에 북한의 추운 날씨로 인해 일본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추위에 떨어야 했다.

숙소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엄한 경비에 더불어 할 것도 없었다. 요시다는 “할 일이 없었다. TV 채널도 3개 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말 너무 할 게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해당 경기는 일본이 북한을 1-0으로 꺾었지만 두 축구협회와 언론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혹한 대접을 했다며 한동안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북한 원정 경기는 선수들에게 매우 까다롭고 어렵기로 유명한다. 입국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 감시도 심하고 북한 선수들도 거칠게 플레이 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이 같은 증언이 몇 차례 있었다. 남자 축구 대표팀 권경원은 도청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했고, 손흥민은 “안 다친 게 다행이다”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여자 대표팀의 이민아는 “숙소에서 도청 당한다는 느낌이 있어 시험해보려 ‘수건이 없네’라고 혼잣말을 했는데 불과 몇 분 후 문앞에 수건이 있었다”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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