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의 변신은 무죄…온라인 쇼핑 1세대, 흑자전환 보인다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7. 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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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흑자전환 청신호
오픈마켓 손익분기점 넘어
안정은 11번가 사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본사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11번가]
국내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의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올해 초부터 버티컬 서비스로 내놓은 신선식품, 명품, 리퍼 등 신사업이 모두 궤도에 안착하면서 전체 거래액의 90%에 육박하는 오픈마켓이 흑자전환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회사는 2025년 전체 사업 흑자 목표도 내걸었다. 당초 올해로 예상하던 상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우려와 달리 견조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10일 11번가에 따르면 안정은 사장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6월 월간 영업실적 마감 결과를 설명했다. 이 자리서 6월 오픈마켓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월간 영업실적 흑자는 2021년 1월 이후 2년반 만이다. 올해 2월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기 시작했고, 6월에는 지난해 같은달 대비 70억원 이상을 개선시키며 흑자전환했다. 올 상반기(1~6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익이 290억원 이상 개선됐다.

안 사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환경 속에서 11번가 사업의 근간인 오픈마켓 사업이 상반기 마지막 달,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실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1번가 사업은 크게 ‘오픈마켓’과 ‘직매입’으로 나뉜다. 오픈마켓은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의 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으로, 업계서는 이 비율이 전체 90%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 등 직매입 사업 관련 비용 손실이 큰 상황에서도, 오픈마켓 사업에서의 흑자전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올해 11번가는 그동안 개척하지 않았던 신규 영역을 발굴해 새로운 판매자를 들여왔다. 새 영역을 키웠더니, 고객들도 덩달아 늘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2월 내놓은 신선식품 ‘신선밥상’이다. 신선밥상은 산지서 물류센터(LFFC)를 직접 보유한 검증된 생산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고품질의 식재료를 고객에게 곧바로 배송하는 서비스다. 600여개 상품으로 시작해 연내 170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1번가 측은 “11번가가 별도 물류센터를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관련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이커머스에서 취약하던 신선식품 영역의 상품을 발굴한 것이고, 신선식품 구매 니즈가 있는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셈”이라고 밝혔다. 명품과 리퍼 등 상반기에 추가로 내놓은 서비스들도 새 영역의 발굴 차원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서비스 확장에 월간순활성자수(MAU)도 지난해에 비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6월 11번가의 모바일앱 방문자 수(MAU)는 올해 초인 1월 대비 약 101만명 증가한 월 1397만 명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6월부터 올 1월까지는 5만명이 늘어난 것에 비해 20배가 더 많다.

특히 안 사장의 “2025년 전체 사업의 흑자전환”선언은 최근 불거진 상장과 매각 등 회사 이슈와 관련해 상장을 계속 추진할 것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당초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 원을 투자 받으면서 5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약속했다. 기한인 2023년 9월까지 IPO에 실패하면 투자금에 연리 8% 이자를 붙여 돌려줘야 한다. 투자받을 당시 2조7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는 현재 1조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번 2025년 흑자전환 목표 선언은 11번가가 IPO 기한을 연장하고자 투자자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힘을 싣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손익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투자자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투자은행 업계발로 큐텐이 11번가의 모회사인 SK스퀘어 측에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대해 11번가는 “큐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제안을 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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