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활기' IPO 공모주 시장, 7월에 몰린 이유

이한림 2023. 7. 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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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상장 앞둔 필에너지, 청약 흥행으로 시장 분위기 주도
가격제한폭 확대 원인…단기 변동성 경계 시각도

지난 5일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2차전지 설비 생산업체 필에너지는 증거금 15조7578억 원이 몰리며 올해 상장한 코스닥 기업 중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다. /필에너지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IPO(기업공개) 시장이 7월 들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청약에 나서는 기업만 14곳이며, 첫 주자로 나선 필에너지가 1000대 1이 넘어가는 청약 경쟁률로 분위기를 이끈다.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대어'로 꼽히는 파두도 이달 IPO 문을 두드리고 있어 뜨거운 시장 열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청약을 실시한 필에너지를 비롯해 와이랩, 센서뷰, 뷰티스킨, 버텍트, 에이엘티, 틸론, 시지트로닉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파로스아이바이오, 스마트레이더시스템, 시큐레터, 엠아이큐브솔루션, 파두 등 14곳이 7월 공모주 청약(스펙·리츠 제외)에 나선다. 코스닥 기준 신규 상장 기업 수가 올해 4월 2곳, 5월 5곳, 6월 8곳임을 감안하면 '큰 장'으로 풀이된다.

기세도 등등하다. 지난달 말 상장에 나선 시큐센과 알멕이 각각 '따상'과 '따블'에 성공하면서 좋은 분위기 속 바통을 넘겼고, 7월 첫 주자로 출격한 2차전지 설비 생산업체 필에너지가 지난 5일 실시한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1318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필에너지는 10일 장중 '황제주'(주당 100만 원이 넘는 주식)를 달성한 에코프로 등 호황을 맞은 2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면서 올해 상장한 기업 중 최대 공모규모(956억 원), 최대 증거금(15조7578억 원)을 달성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상단인 3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부터 코스피·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기존 260%에서 최대 400%로 확대하는 내용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을 시행·적용했다. /더팩트 DB
증권가는 이처럼 7월 IPO 시장이 활기를 띤 배경으로 금융당국의 신규 상장종목에 대한 가격제한폭 확대 개정을 꼽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6일부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신규 상장종목의 가격제한폭을 기존 260%에서 최대 400%까지 확대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2배를 기록한 후 상한가로 마감하는 '따상'에 이어 공모가 4배까지 오르는 '따따블'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수요가 높아졌다는 해석이다. 앞서 상장한 시큐센과 알멕도 가격제한폭 확대 개정 직후 상장하면서 일부 수혜를 입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14일 상장을 앞둔 필에너지는 물론 각각 13일과 17일 청약을 앞둔 화장품 제조·유통업체 뷰티스킨,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전문기업 에이엘티 등 2만 원대 공모가를 형성한 기업들이 7월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또 몸값이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가 오는 24일 공모주 청약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며 시장에 쏠린 관심을 배가시키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이 유출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6월 거래대금, 회사채 발행, IPO 모두 회복세다"며 "특히 6월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에 대한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호조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26일부터 시행한 상장 당일 가격 변동 폭 확대 적용으로 일부 종목의 시초가가 크게 형성됐다"며 "비적용 기간에도 14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 100%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7월 IPO에 큰 장이 들어서는 만큼 시장 과열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청약을 앞둔 기업들이 수요예측에 성공해 공모가 상단으로 출발하더라도 상한 가격폭이 확대된 만큼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 개정 목적은 기존 제한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상승한 후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 변동 폭을 확대하고 단기간에 균형 가격에 도달하기 위함이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될 수 있으나 높은 가격 변동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계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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