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약값 안 받겠다"…유한양행, 폐암 환자에 무상공급
"폐암으로 고통받는 모든 분들이 원하신다면 하루 빨리 렉라자를 복용하시게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1차 치료제로서 렉라자를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열린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의 1차 치료 확대 기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유한양행은 이날 행사에서 급여 전까지 렉라자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 무상 공급하기 위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이하 EAP)' 가동을 선언했다.
EAP를 통해 급여 확정 전까지 무상으로 렉라자를 처방받을 수 있는 환자는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Exon19del)'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렉라자 1차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다. EAP는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기를 희망하는 전국의 2, 3차 의료기관이면 모든 곳에서 시행 가능하다. 조 사장은 "이달 부터는 EAP 적용을 받는 환자가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국내에서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국산 31호 신약이다. 그동안 2차 치료제로만 처방된 렉라자는 단독요법 1차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 허가를 받았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등재 절차 전으로 급여 확정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AP는 이 같은 급여 확정 전까지 시간 동안 환자가 받게될 고통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는게 유한양행측 설명이다. 국내에서 폐암 환자에게 처음부터 치료제로 쓸 수 있는 약은 상당기간 1세대, 2세대 표적항암제였다. 그러다가 2018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표적항암제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쓸 수 있는 3세대 표적항암제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한 상태다. 비급여인 이 약을 처방받기 위해 환자가 지불해야 할 약값만 1년에 7000만원이 넘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겐 약값 탓에 있어도 쓸 수 없는 약이었던 셈이다.
조 사장은 "폐암 환자들 중에 3세대 표적항암제의 효능을 알지만 형편상 복용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알게됐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웠다"며 "마침 3세대 표적항암제 렉라자가 1차 치료제 허가를 받게 됐고, 아직 건강보험 급여 적용 전이지만 원하는 환자들에겐 이를 무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는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도 이 같은 결정의 바탕이 됐다. 조 사장은 "유일한 박사님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렉라자 1차 치료제 EAP를 시행하기로 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 분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고자 사회 환원이란 중요한 이념을 바로 실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선의에 바탕을 둔 이 같은 결정은 결과적으로 렉라자의 1차 치료제 시장 안착과 처방 확대와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약업계에서 나온다.국내 폐암 1차 치료제 시장 규모는 2차 치료제 시장의 3배다. 2차 치료제 시장이 1000억원인 반면 1차 치료제는 3000억원이라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렉라자는 물론, 타그리소도 조만간 급여 적용을 받게 되면 이 같은 1차 치료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급여 적용 전까지 EAP를 통해 렉라자가 1차 치료제로 많이 처방되는 만큼 급여 후 시장 안착이 수월해지는 셈이다.
조 사장은 "렉라자의 건강보험 적용 시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내년 1분기로 기대하고 있다"며 "조속히 보험약가를 받아 폐암 환자들이 렉라자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오은영도 "불편했다" 지적…日 아내 몰아붙이는 고집불통 남편 - 머니투데이
- "신부 절친과 눈 맞은 신랑, 차 안에서…" 이혼전문 변호사도 질색 - 머니투데이
- "속옷 검사 당했다"…하이브 앤팀 팬사인회, 추행 논란 - 머니투데이
- 조세호, 車보다 비싼 명품백 들었다가…"따끔한 댓글 많이 읽어" - 머니투데이
- 서주경 "자궁 파열에도 아들 출산…전남편과는 졸혼" 사연 보니 - 머니투데이
- '정답 소녀' 김수정, 동덕여대 공학 반대 서명…"모자란 남자" 악플 저격 - 머니투데이
- "♥옥경이 치매 증상 멈춰"…태진아, 깜짝 소식 알렸다 - 머니투데이
- 빽가, 연예인 전 여친 저격…"골초에 가식적, 정말 끝이 없다" - 머니투데이
- 큰 돈 번 줄 알았는데…대박난 '삐끼삐끼', 원곡자 토니안이 놓친 것 - 머니투데이
- "지금까지 후회"…윤하, 16년 전 '신인' 아이유에 한 한마디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