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무상제공"… 유한양행 통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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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비소세포폐암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이달부터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가 1차 치료 보험 급여가 될 때까지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EAP)을 무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10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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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치료 보험 적용까지 진행
유한양행이 국내에서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항암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이달부터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상용화까지 성공시킨 31호 국산신약으로, 국산 폐암치료제가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은 렉라자가 최초다.
렉라자는 지난해 2차 치료제로만 33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해 국산 항암신약 중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차 치료제로 승인함에 따라 성장에 날개를 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 제공'을 들고 나온 것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국민들을 위해 제약사업을 시작한 고 유일한 창업자의 뜻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렉라자에 대해 1차 치료 보험 급여가 적용될 때까지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EAP)을 무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10일 말했다.
적용 시점은 이달부터로, 보험 급여 적용이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폐암환자들은 1년가량 1차 치료에 렉라자를 무료로 쓸 수 있게 됐다.
조 사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렉라자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회사 기본 정신에 맞게 폐암 치료를 위한 사업에 보탬이 되도록 사회 환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무상 공급하는 것이다.
유한양행이 시행하는 렉라자 1차 치료 EAP는 각 의료기관 생명윤리위원회(IRB) 검토와 승인, 담당 주치의 평가와 대상 환자 자발적 동의를 거쳐 이뤄진다. 대상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Exon19del),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렉라자 1차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다.
EAP는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길 희망하는 전국 2, 3차 의료기관 모든 곳에서 시행한다. 렉라자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시점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임효영 유한양행 임상의학본부 부사장은 "환자수와 비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준비 중"이라며 "현재 2, 3차 기관에 설문을 돌려서 심의 접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치료제로 약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청와대 등에 청원을 넣고 있고, 의료 현장의 처방 요구도 많기 때문에 EAP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렉라자의 건강보험 적용 시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내년 1·4분기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라자는 국내 31번째 신약이자 표적항암제다.
지난 2021년 1월 특정 유전자(EGFR T790M)에 변이가 발생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된 데 이어 지난 6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에 앞서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EGFR 활성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도 사용하기 위해 다국가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국내 EGFR 2차 치료제 시장은 약 1000억원, 1차 치료제 시장은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1차 치료제와 2차 치료제로 쓰이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타그리소는 연간 약값이 7000만원에 달해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한양행이 임상에서 타그리소 대비 경쟁력을 확인한 렉라자를 무상으로 제공함에 따라 이런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가 1·2차 치료제로 모두 처방되면 연간 매출 1000억원까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신약 중 최초로 글로벌 매출 1조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해 렉라자 연매출은 330억원이었다.
한편 유한양행은 렉라자에 이어 발굴 중인 항암 파이프라인도 소개했다. 면역항암 이중항체인 YH32367는 임상 단계에 있고, YH42946은 내년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부사장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아낌없는 R&D 투자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를 중심에 두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선도기업으로 남기 위해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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