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 “최대주주 원영식 회장 사퇴”

성정은 스타투데이 기자(sje@mkinternet.com) 2023. 7. 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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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초록뱀그룹이 주가조작 연루 혐의로 구속된 원영식(62) 회장의 사퇴를 포함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초록뱀그룹 김세연 그룹경영위원회 의장(초록뱀이앤엠 대표이사)은 1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영식 회장 퇴임 ▲지배구조 개선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 금지 ▲정관상 목적 사업 중심의 영업활동 등을 골자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최근 최대주주와 관련한 경찰수사 및 법원의 구속수사 결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저희 초록뱀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원 회장은 초록뱀그룹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퇴임한다. 영업활동은 물론 투자와 재무활동에도 어떤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회사가 최대 주주(원 회장)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메자닌 투자에서 비롯된 만큼 향후 초록뱀그룹의 모든 회사는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메자닌(Mezzanine)이란 주식과 채권 사이 성격을 갖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상품을 말한다.

김 의장은 “초록뱀그룹이 그간 영업이 아닌 투자활동을 수익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아왔지만, 앞으로는 본연의 영업활동 중심으로 수익모델을 변경하겠다”고 강조했다.

초록뱀그룹이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초록뱀미디어 최진욱 대표, 초록뱀이앤엠 김세연 대표, 초록뱀미디어 이응길 대표, 더메디팜 신범용 대표(왼쪽부터). 제공|초록뱀그룹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최진욱·이웅길 초록뱀미디어 대표, 신범용 더메디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원 회장은 M&A 전문가로 연예계 ‘큰 손’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으며 2015년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경영권을 인수, 연예계 대부로 거듭났다. 초록뱀그룹은 드라마·예능 등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초록뱀미디어, 연예기획사 초록뱀이앤엠 등의 계열사를 둔 미디어그룹이다. 초록뱀미디어는 2021년 이승기의 전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도 인수했다.

원 회장은 후크 소속 배우 박민영의 전 연인인 사업가 강종현(41)씨가 실소유한 빗썸 관계사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검찰은 원 회장이 강씨의 주가조작에 사실상 ‘돈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초록뱀그룹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가 발행한 CB에 1000억원 넘게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 씨는 빗썸 관계사에서 CB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의 수법으로 35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올해 2월 구속기소 됐다.

다음은 김세연 의장이 발표한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초록뱀그룹의 경영위원회의 의장을 맡게 된 김세연입니다. 먼저 최근 최대주주와 관련한 경찰수사 및 법원의 구속수사 결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저희 초록뱀그룹을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나 초록뱀그룹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의사 결정 구조를 쇄신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룩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 4가지 방안을 조속히 실행하겠습니다. 첫째, 최대주주인 원영식 회장은 초록뱀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 퇴임합니다. 영업활동은 물론 일체의 투자 및 재무 활동에서도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입니다. 최대주주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현재 구속수감 중인 상황으로 부득이 최대주주를 대신해 사퇴 의사를 밝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둘째, 초록뱀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현대 최대주주가 구속 상태에서 수사받는 상황으로 현 상황에서는 지분구조의 개선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만, 회사가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한 우선책으로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들과 주요 임원진들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향후 초록뱀그룹은 각 사의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겠지만, 그룹경영위원회라는 경영협의체 중심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이 협의될 것이며 이를 통해 각 계열사의 성장은 물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향후 초록뱀그룹의 모든 소속 회사는 CB, BW, CPS 등의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이러한 메자닌 투자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앞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메자닌 투자를 진행하지 않겠습니다. 경영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주주분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정관에 못 박을 것이며, 이를 위한 각 계열사의 임시주총을 조속히 소집하겠습니다. 넷째, 이제까지 초록뱀그룹은 비영업적 투자활동을 기본수익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초록뱀그룹을 비영업 투자활동이 아닌 본연의 영업활동을 중심으로 변경하여 각 계열사가 목적 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노력 등을 통해서 최대주주 구속으로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록뱀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주주님들과 저희를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보답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대주주의 구속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초록뱀 그룹을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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