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부족' 뜨자 돌변한 택시기사 "아저씨랑 데이트하자"

체크카드 잔액 부족 메시지 뜨자 
인근 주차장 데려가 추행·유사강간

택시. 게티이미지뱅크

택시비를 내지 못한 20대 여성을 추행하고 유사강간한 택시기사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고상영)는 유사강간·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지난해 8월 새벽 4시쯤 광주 동구에서 택시 탑승한 B(20)씨는 30분 뒤 북구의 한 목적지에 도착해 체크카드로 요금을 결제하려 했지만 잔액이 부족해 요금을 내지 못했다. A씨는 B씨가 카드 승인거절로 당황한 틈을 타, 조수석에 앉으라고 한 뒤 다짜고짜 "아저씨랑 데이트 가자"며 추행했다. B씨가 '부모님이 걱정하니 집에 가야 한다'고 거절했지만, A씨는 인적이 드문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해 택시 안에서 유사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범행으로 큰 두려움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하는 것 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