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발길 끊긴 동남아…"발리 고급 숙소 텅텅" 울상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객(유커)이 예전만큼 해외여행에 나서지 않으면서 수혜를 기대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실망에 빠졌다고 블룸버그가 10일 보도했다. 우선 중국 경제의 더딘 회복세가 이유로 꼽히지만, 동남아시아도 관광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경제 회복 둔화로 중국인들이 해외에 나가 돈 쓰는 걸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중국인 관광객 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블룸버그 자체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5개 국가의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동월의 14~39% 수준에 그쳤다. 인도네시아가 38.8%, 태국이 35.9%, 베트남이 34.3%로 그나마 양호했고 싱가포르는 25.2%, 필리핀은 13.8%에 불과했다.
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태국의 경우 올해 중국 관광객 700만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채웠지만 500만명도 안 될 것이라고 태국 RHB은행은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의 유명 여행지 발리도 중국 관광객 부족으로 1~5월 고급 숙소 예약이 급감한 상태다. 싱가포르 역시 1~5월 중국인 관광객이 31만901명에 그쳐 2019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155만명에 크게 못 미쳤다.
광저우 소재 여행사인 GZTC국제여행의 한 직원은 블룸버그에 중국인들의 동남아 여름휴가 예약도 뚜렷한 증가세는 없었다고 귀띔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나라들도 여름휴가 예약 수요가 팬데믹 이전의 30% 수준, 태국의 경우 10%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주된 원인은 중국의 더딘 경제 회복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5월 중국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는 데 그치며 4월(18.4%)에서 크게 둔화했다. 중국인들의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또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0.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를 경신 중이다.
팬데믹 당시 줄어든 항공편이 정상화되지 않은 점도 유커 귀환을 늦추는 요인이다. 예컨대 지난달 중국에서 싱가포르를 향하는 직항편은 2019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난양폴리테크닉대학의 마이클 치암 관광학과 강사는 스트레이츠타임스를 통해 중국 관광객들이 소비에 신중해진 상황에서 제한된 좌석수 때문에 항공료까지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중국 단체여행객의 부재도 눈에 띈다. 중국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해외 여행객 중 단체여행객은 1.6%에 불과했다. 팬데믹 전만 해도 단체여행객은 30%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초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0여개국에 대해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했다. 아직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엔 단체여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이 리오프닝 초기인데다 국제선 노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셀레나 링 OC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리오프닝 시작 후 아직은 회복 초기"라면서 "중국 관광객 수가 올해 하반기에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유커 유치에 공을 들이는 동남아 국가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목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힌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 올해 전체 관광객 중 유커 비중이 팬데믹 이전 30% 수준에서 5월 7%까지 줄었지만 다른 관광객들이 빈틈을 대체하고 있다. 5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팬데믹 전의 70%에 근접했고 올해 1분기 인바운드 소비액은 1조엔(약 910조원)을 넘어서면서 코로나 이전의 90%까지 회복했다.
여기엔 엔화 약세와 보복 소비 효과와 더불어 해외 부유층의 관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팬데믹 기간 금융자산을 불린 부유한 관광객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북미에서 일본을 향하는 관광객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을 재방문하는 관광객 비중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일본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이들이 다시 일본을 찾아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과감하게 지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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