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식품도 팔았어?”…신규 가입 일단 종료한 사연

삼성 가전제품 구매고객에
삼성닷컴 내 e-식품관에서
할인혜택 주며 ‘락인’ 기대
“효과는 글쎄”...재정비 나설듯

삼성전자 멤버십 플랜 신규가입 종료 안내 [사진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온라인몰 식품 판매를 위해 도입한 삼성전자 멤버십 신규 고객 모집을 9개월 만에 종료한다. 가전제품을 구매한 이들을 대상으로 식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 멤버십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재정비를 하기 위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삼성전자 온라인몰인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 제공하던 삼성전자 멤버십 플랜 신규 고객 모집을 중단했다.

신규 가입이 종료된 서비스는 39플랜, 65플랜, My Pet플랜 등 3가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규고객 모집은 종료되지만 기존 삼성전자 멤버십 플랜 가입 고객에게는 남은 약정 기간 정상적인 서비스 및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멤버십 플랜 신규가입 종료 안내 [사진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0월 삼성닷컴 e식품관에 ‘가전식 레스토랑’ 콘셉트를 내세운 멤버십 플랜 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자사의 가전제품 판매를 촉진함과 동시에 식품 정기구독 및 할인 혜택을 줌으로써 고객을 확보하는 일종의 락인(lock-in) 전략의 일환이었다.

멤버십은 냉장고, 오븐, 에어컨, 무선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등 비스포크 가전과 Neo QLED·등 최신 TV와 갤럭시 기기를 구매하고 제품 일련 번호를 입력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특히 경쟁업체와 달리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 월 일정금액 이상 구매시 3년간 최대 72만원의 카드값을 할인해 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업계 주목을 받았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해당 가전제품으로 요리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을 싸게 판매하자 기존 쿠팡이나 컬리 등 이커머스 식품관에 도전장을 내민 사례로까지 당시 언급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온라인몰인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 판매 중인 상품 [사진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멤버십 플랜에서 삼성닷컴 e식품관에서 월 6만5000원 이상 구매를 하면 매월 2만원씩 36개월 동안 최대 72만원의 카드값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 ‘65플랜’이 있다. 또 ‘39플랜’의 경우 월 3만9000원 이상 구매를 하면 매월 1만 5000원씩 24개월 동안 최대 36만원의 혜택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멤버십을 도입한 지 1년이 채 안 된 사이 신규 가입을 중단한 데에는 비용부담 등이 늘며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일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식품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덩치를 키운 반면 정작 가전이나 식품 판매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식품을 싸고 빠르게 살 수 있는 길은 이커머스를 따라갈 수가 없다”며 “가전업체가 할인 혜택을 내세워 손님몰이를 하는 것은 결국 비용 부담으로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G전자 역시 지난 6월부터 LG씽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공하던 스마트 식품관 서비스를 전면 종료했다. 개발과 운영 비용 등의 효과를 검토한 결과 내린 결정이었다.

스마트 식품관은 LG전자가 2021년 멀티 조리도구 ‘광파오븐’ 구매 고객을 위해 처음 식품사와 손잡고 개소한 온라인 식품 스토어다. 가공·신선식품, 생활용품, 건강식품 등을 주로 판매해 왔다.

삼성전자 측은 이와 관련 “멤버십 플랜 신규가입 고객은 한시적으로 받지 않는 것”이라며 “다시 서비스를 정비해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