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연간 약값 7000만 원 '렉라자' 무상 제공"

문수연 2023. 7.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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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 렉라자, 지난달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수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창업주 정신 계승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더팩트|문수연 기자]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렉라자'의 급여가 1차 치료로 확대될 때까지 1차 치료제로 환자들에게 무상 제공하고, 향후 혁신 신약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이하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의 1차 치료 확대 허가 시점을 맞아 유한양행의 R&D와 사회공헌의 새로운 혁신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30일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렉라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렉라자는 2021년 1월 18일 식약처로부터 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지난해 10월 EGFR 활성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로 수행한 다국가 임상 3상 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개선을 확인했고, 올해 3월 EGFR 변이 양성 1차 치료제로 렉라자의 국내 품목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의학임상본부 임효영 부사장이 렉라자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첫 발표는 의학임상본부 임효영 부사장이 맡아 창업자 故(고)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한 렉라자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이하 EAP)에 대해 설명했다.

EAP는 전문의약품이 시판 허가된 후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가능할 때까지 동정적 목적으로 해당 약물을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유한양행에서 시행하는 렉라자 1차 치료 EAP는 반드시 각 의료기관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검토와 승인을 획득하고 담당 주치의의 엄밀한 평가와 대상 환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확인된 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상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엑손 19 결손(Exon19del)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로 렉라자 1차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모든 환자다. 이번 EAP는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처방하기를 희망하는 전국의 2, 3차 의료기관이면 모든 곳에서 시행한다. 렉라자가 1차 치료에 대해 급여가 확대되는 시점까지 지속 운영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임상의학본부 임효영 부사장은 "R&D에 대한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렉라자는 임상을 통해 1차 치료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며 국내 1차 치료제로 확대 허가됐다. 고 유일한 박사님의 창업 정신은 '가장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게 도움을 주자'라는 숭고한뜻에 있다"며 "이에 렉라자 1차 치료제 EAP는 의료기관과 환자의 수에 제한 없이 대규모로 시행한다. 많은 환자 분들이 비용 부담 없이 치료를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EAP가 주주친화적인 정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유한양행은 개인 대주주가 있는 게 아니다. 유한양행 대주주는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이다. 재단도 기부, 장학금 등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회사가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같은 목적이기 때문에 이견이 있는 분들은 없다"면서 "나름대로 주주들을 위해 배당금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 해마다 거의 빠짐 없이 5% 무상증자를 해왔다. 렉라자를 통해 수익이 발생될 때 연구활동 등에 많이 사용하고, 남은 부분은 배당금에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웅 부사장이 종양, 대사, 중추신경계(CNS) 질환 등 3가지 전략질환군 중 항암 항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R&D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이어 두 번째 발표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인 오세웅 부사장이 나서 유한양행이 집중하고 있는 종양, 대사, 중추신경계(CNS) 질환 등 3가지 전략질환군 중 항암 항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R&D 현황을 소개했다.

유한양행의 항암 파이프라인에는 렉라자 외 추가 발굴 중인 신약 10개가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인 면역항암 이중항체인 YH32367는 임상 단계에, YH42946은 내년에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나머지 7건은 비임상 단계에 있다.

YH32367는 HER2 발현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의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높이는 작용 기전을 가졌다. 유방암과 위암, 폐암 등 기존 항암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다수의 고형암 환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YH32364는 또 다른 암종에 효과적인 표적 종양 특이적 T 세포 면역 활성화가 가능한 이중항체로 현재 한국과 호주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 오세웅 부사장은 "국산 신약 31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등장한 렉라자가 지난 6월 30일 1치 치료제로 확대 허가된 것은 단순히 유한양행뿐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전반, 진료 현장 모두에 뜻깊은 일이라고생각한다"면서 "유한양행은 제2, 제3의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해 아낌없는 R&D 투자로 신약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환자를 중심에 두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는 의약품을 개발하는 선도기업으로 공고히 남기 위해 연구역량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한양행은 추후 발매되는 신약에도 EAP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수익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창업 취지에 따라 다른 신약이 나올 때 여건이 되면 EAP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렉라자 1차 치료 확대 허가 소식에 이어 R&D와 사회공헌의 새로운 혁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어 기쁘다. 유한양행은 고 유일한 박사님의 창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렉라자 1차 치료제 EAP를 시행하기로 숙고 끝에 결정했다.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 분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고자 사회 환원이란 중요한 이념을 바로 실천하고자 한다"면서 "앞으로도 유한양행은 자사의 비전 '그레이트 유한, 글로벌 유한(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기 위해 우수한 신약개발과 이윤의사회환원이라는 중요한 기업이념과 가치들을 성실히 고수하며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하루 약값은 20만 원대로 1년을 복용하면 연간 7000만 원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 전까지 이 약을 원하는 환자라면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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