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뒤흔든 42살 피타, 총리 당선될까…캐스팅보트는 상원에
타이를 뒤흔든 42살 젊은 개혁의 기수는 총리가 될 수 있을까.
13일로 예고된 차기 타이 총리를 뽑는 상·하 양원 투표가 눈앞에 다가오며 타이 의원들의 선택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최대 관심은 지난 5월 14일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으로 부상한 ‘전진당’(MFP) 대표 피타 림짜른랏이 총리에 선출될 수 있느냐이다.
급진 성향 전진당은 하원 500석을 뽑는 지난 총선에서 151석을 얻어 일약 제1당에 올랐다. 전진당 총선 승리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이후 친탁신파와 반탁신파로 20여년간 양분된 타이 정치 지형을 뒤흔든 사건이었다. 이번 총리 선출을 앞두고 전진당은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36)이 이끄는 프아타이당(141석) 등과 연합해 피타 대표를 총리로 밀 예정이다. 전진당이 이끄는 8개 정당 연합의 의석은 312석으로 하원 절반을 훌쩍 넘지만 그가 총리에 오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타이 군부는 2014년 5월 쿠데타 이후 헌법을 개정해 총리는 상·하 양원 합동 투표로 뽑게 했다. 또한, 상원 250석은 군부가 지명하도록 해,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이라도 군부의 의중에 맞지 않으면 집권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가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상·하 양원 전체 의석 750석의 과반인 376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군부 지명 상원의원 및 보수파 하원 의원 64명의 지지까지 얻어야 총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진당은 선거 기간 동안 타이 사회 대표적인 금기인 ‘왕실 모독죄’를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형량은 죄목당 최고 15년형인데, 형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징병제를 폐지하고 독점재벌의 개혁 등을 주장해 보수 세력의 눈 밖에 난 상황이다.
그는 지난 9일 방콕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나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캐스팅보트를 쥔 상원의원들을 겨냥해 “정치인들이 국민 대다수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집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상원의원들과 “더 가까운 공통의 기반”을 확인했다며 “희망컨대, 남은 며칠 동안 우리가 콘센선스를 이뤄서 우리나라가 전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앞을 가로막는 건 정치적 상황만이 아니다. 그는 지금은 파산한 방송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상태다. 타이 선거법은 의원의 언론·출판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그는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타이 선관위는 지난달 “조사가 필요하다”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전진당의 전신인 신미래당도 지난 2020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해산되고 당 대표였던 타나톤 쯩룽르앙낏은 10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당했다.
13일 의회 표결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구석이 남아있다. 완 무하마드 누르 마타 하원의장은 며칠 전 기자들이 ‘피타 대표가 총리 당선에 필요한 표를 얻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찬성표가 376장에 못미치면 투표를 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후보가 나오기 전에 피타 대표에게 몇 차례나 기회를 줄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쁘라윳 짠오차 현 임시총리가 이끄는 타이단결국가건설당(RTSC)은 피타 대표의 대항마로 짠오차 임시 총리를 후보로 내세울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4년 5월 군부 쿠데타로 민간 정부를 무너뜨린 뒤 지금까지 9년 넘게 권력을 쥐고 있는 짠오차 총리가 상원의원과 보수파의 지지를 받아 다시 총리로 선출되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지난 5월 총선 때 36석을 얻는 데 그쳐 사실상 국민의 비토를 받은 타이단결국가건설당이 집권하는 것은 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타이 우본라찻타니 대학의 티티폴 파크데와니치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보수세력은 피타 대표의 전진당을 적으로 여긴다”며 “피타 대표의 운명은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들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피타 대표가 첫 표결에서 총리로 선출되지 않았을 때 제2당 타이공헌당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관심사”라며 “타이공헌당이 계속 전진당과 공조할지 아니면 딴 살림을 차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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