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여행에 명절 떡값...선관위 `무제한 받아도 위법 아님`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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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128명이 신분상 상급 공직자가 아닌 선거관리위원들로부터 골프·해외여행 경비를 제공받거나 선관위원 회의 참석 수당을 관련 경비로 사용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별금 명목으로 선관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노정희(사진) 전 선관위원장에게는 법에도 없는 수당 290만원을 매월 지급했다.
비상임인 선관위원은 선거 기간 등에 위원 회의에 참석하면 1인당 6만원씩 수당이 지급되는데, 이를 자체 공통비로 적립해 사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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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128명이 신분상 상급 공직자가 아닌 선거관리위원들로부터 골프·해외여행 경비를 제공받거나 선관위원 회의 참석 수당을 관련 경비로 사용해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별금 명목으로 선관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노정희(사진) 전 선관위원장에게는 법에도 없는 수당 290만원을 매월 지급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비위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 결과에는 최근 감사에 착수한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비상임인 선관위원은 선거 기간 등에 위원 회의에 참석하면 1인당 6만원씩 수당이 지급되는데, 이를 자체 공통비로 적립해 사용했던 것이다. 선관위 소속 A씨는 선관위원 및 위원 지인과 필리핀 보라카이 여행에 동행하면서 적립된 회의 참석 수당과 갹출한 경비에서 총 149만원을 지원받았다.
같은 방식으로 선관위원과 2박 3일 제주도 골프 여행에 동행하면서 경비 139만원을 제공받은 사례도 적발됐다. 선관위 직원 C씨는 2018년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선관위원들이 전별금 명목으로 준 현금 20만원을 수수했다. 2019년 9월에는 선관위 직원 D씨가 선관위원들로부터 명절 기념으로 현금 100만원을 받은 뒤 이를 소속 직원 9명과 각각 10만원씩 나눴다. 이런 식으로 선관위 공무원 89명이 10~50만원 상당의 전별금을, 29명이 10~90만원 상당의 명절기념금을 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앙선관위의 선관위원의 위상 등에 대환 잘못된 해석을 내린 게 원인이 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구·시·군 선거관리위원은 명예직 비상임으로 운영되고 있고, 공적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수행사인일 뿐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한 '공직자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2016년과 2018년 "선거관리위원은 사무처 직원의 상급자로 금품 등을 금액 제한 없이 수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선관위 내부망에 게시했다. 공직자는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을 수수해서는 안되지만 상급자가 위로·격려금 등 용도로 지급하는 금품은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공직자가 아닌 선거관리위원이 선관위 공무원에게 금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잘못된 해석을 퍼뜨린 것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금품 전달 행위는 친목 또는 사교를 위한 행위로, 선관위원 신분이 공무수행사인이라고 해도 공무수행인 선거관리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적인 행위"라면서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선 비상임위원인 중앙선관위원장과 중앙선관위원 등에게 200만원대 월정액 수당을 적절치 못하게 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선관위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선관위원장에겐 매달 290만원, 선관위원에겐 매달 215만원의 정액 수당을 지급해왔다.
2019년 감사원이 이런 수당을 지급하지 말라고 통보했지만, 지적 사항을 누락한 채 관련 예산을 국회에서 따냈다. 그렇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된 월정액 수당이 6억 515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정희 전 선관위원장 등에게 공식적인 임금이나 실비·일당 외에도 수백 만원 '보너스'를 지급하기 위해 이 같은 무리수를 둔 것이다. 감사원은 선관위에 관련 예산 담당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선관위는 채용 절차에서도 허술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다.
감사원은 선관위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23회의 경력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57명의 경력점수를 잘못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서류전형 합격자 3명의 결과가 뒤바뀌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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