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꽃] 난세의 영웅을 기다리다

<5>기린초

중국 전설 속의 동물 중 기린(麒麟)이 있습니다. 용과 말이 교미하여 생겨난 것으로 수컷을 ‘기(麒)’, 암컷을 ‘린(麟)’이라 했습니다. 생김새는 사슴의 몸에 소의 꼬리와 발굽을 가졌으며, 이마에는 한 개의 뿔이 달렸는데 등은 5가지 색이 섞여 있으며 배는 노란색 또는 갈색을 띤다고 전해집니다. 자애심이 가득하고 덕망이 높아 살아 있는 것은 동물은 물론 식물이라도 먹지 않는데, 이마의 뿔은 끝 부분이 살갗으로 감싸져 남을 해칠 수 없도록 했다고 합니다. 기린은 모든 동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믿어져, 성인(聖人)이 세상에 나올 징조로 보았습니다.

여름에 꽃을 피우는 기린초의 두껍고 작은 톱니처럼 생긴 잎 모양이 상상 속의 동물인 기린의 뿔을 닮았다고 보았습니다. 박수현 기자

전설속의 동물 기린의 뿔을 닮은 식물이 있습니다.

숲이나 양지 바른 곳의 바위 주변, 길가에서 다소 흔하게 만나는 기린초가 주인공입니다. 사람들은 기린초의 두껍고 작은 톱니처럼 생긴 잎 모양이 상상속의 동물인 기린의 뿔을 닮았다고 보았습니다.

부산교대 정원에 핀 기린초. 박수현 기자

기린초는 장미목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나며 세계적으로는 중국 동북부, 일본, 러시아 등에도 분포합니다. 높이는 5~30㎝인데 이름의 유래가 된 잎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길이가 3~5cm, 폭이 3~4cm입니다. 기린초는 기온이 올라가는 6~7월 5~7개의 예쁜 노란색 꽃이 뭉쳐서 피어납니다. 열매는 9~10월 다섯 갈래로 갈라져 검은색으로 달리고 안에는 갈색으로 된 작은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기린초는 관상용으로 기르기도 하는데, 어린 잎을 살짝 데쳐 먹기도 합니다. 한방과 민방에서는 뿌리와 잎을 이뇨제 강장제 등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여름에 꽃을 피우는 꽃은 작고 탐스럽습니다. 박수현 기자

기린초의 꽃말은 난세의 영웅을 기다리는 소녀의 기다림을 담아서인지 ‘소녀의 사랑, 기다림’입니다.

기린초는 난세의 영웅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서인지 꽃말이 ‘소녀의 사랑’, ‘기다림’ 입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