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죽은 후 이름 바꾸고 재혼...세기의 천재와 사랑했다, 그것도 두번이나
세 여성 작가·작곡가 인터뷰
이상·김환기 아내로 알려진
김향안 여사 일대기 그려내
“결혼 비혼 동시 장려라는
관객평에 함께 깔깔댔죠”
이 흥미로운 김향안의 이야기를 뮤지컬 ‘라흐헤스트’로 만든 김한솔 작가와 문혜성·정혜지 작곡가는 최근 대학로 CJ아지트 공연장에서 기자와 만나 “당시로서는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모습이 너무 멋져 뮤지컬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었다”고 돌아봤다. 김 작가가 김향안 이야기를 꺼내자 마침 며칠전 그 얘기를 나눈 적이 있던 두 작곡가는 운명적으로 손을 잡았다.
김 작가는 “원래 실존 인물이 가장 드라마틱하다 생각하고 여성 서사에도 관심이 많아 그런 뮤지컬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어떻게 두 천재의 아내가 되었나 신기했는데 그만큼 사실과 다른 추문도 많았어서 나까지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실 관계에 집중했더니 초고는 다큐멘터리처럼 됐었다”며 웃었다. 이후 그는 한 인물인 변동림과 김향안을 두 인물로 나누고, 노인이 된 김향안의 시간이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이상을 만났던 변동림의 시간은 순서대로 흘러가는 구조로 만들어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에 빠져 뮤지컬까지 만들어서일까. 사랑은 예술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요소였다. 정 작곡가가 “사람은 가도 예술은 남는다는 뮤지컬을 함께 썼지만 사실 사랑이 있어야 사람도, 예술도 있는 것 같다. 같이 죽자는 이상의 말이 고백이라는 것을 알아채고 가방 하나 들고 나오는 그 용기가 너무 부럽다고 늘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자 김 작가가 이어받았다. “공연 후기 중에 라흐헤스트는 결혼과 비혼을 동시에 장려하는 뮤지컬이라는 후기가 있었는데 참 말이 재밌고 예뻐 함께 웃었다. 친구들도 사랑에 빠진다면 내가 쓴 뮤지컬 속에서 사랑하고 싶다는 말을 해줬는데 나 역시 극중 인물이든 가족이나 친구든 사랑하는 마음이 글을 쓰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강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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