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사태 방관한 러 정보기관, 푸틴의 진짜 위험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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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보기관의 수장을 역임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반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뒷짐만 지고 있었던 러시아의 정보기관들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뒤, 푸틴 대통령이 봉착한 위기를 분석하는 기사에서 "무장 반란 사태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실패"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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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시절, 쿠데타 시도에도 KGB 요원들 본부 건물에서 안 나와
한때 정보기관의 수장을 역임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위협은 반란 사태가 발생했을 때 뒷짐만 지고 있었던 러시아의 정보기관들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권의 안정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정보기관들이 무장 반란 사태를 사전에 저지하거나 제때 진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 바그너 용병 그룹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뒤, 푸틴 대통령이 봉착한 위기를 분석하는 기사에서 "무장 반란 사태의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실패"라고 분석했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 기구 중 하나인 FSB는 러시아 국내 정보활동부터 테러 대응과 국경 보안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98년부터 1999년까지 FSB 국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FSB는 이번 반란과 관련해 바그너 그룹 내부에 정보원을 두고 있었음에도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 포린어페어스는 심지어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바그너 부대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점령했을 때조차 해당 지역 FSB 요원들은 지역본부 건물에 들어가 방어 태세만 유지하고 있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이 반란 당시 보였던 반응도 놀라웠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소개했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 사령부를 장악했을 때 프리고진이 유누스벡 예프쿠로프 국방부 차관과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의 부국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 사이에 앉아 대화 나누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이 동영상에는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의 신병을 원한다고 말하자 알렉세예프 중장이 웃으며 "당신은 그들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한 장면이 담겼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전했다. 매체는 "푸틴 대통령이 반란은 성공적으로 막았을지 몰라도 군 수뇌부 장성들에게서 나온 비판 목소리는 계속 남아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정보기구가 국가 위기 순간에 기능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소련 시절인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에 반발한 공산당 강경 보수파가 쿠데타를 시도했을 때도, KGB 관료들은 본부 건물에서 방어 태세를 유지하며 사태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전해졌다. 또 2004년 러시아 남부에서 일어난 베슬란 학교 인질극 사건 당시에도 FSB 수뇌부는 책임을 회피한 채, 대테러 작전 능력이 부족한 지역 FSB에 대응을 맡기기도 했다. 체첸 반군이 벌인 이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린아이를 포함해 모두 330여 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진 바 있다.
포린어페어스는 "푸틴 대통령의 KGB 출신 배경이 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권력에 오른 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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