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경쟁사들 러시아 철수하니…"韓, 뜻밖의 엔진오일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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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의 대러 자동차 윤활유 수출이 지난해 2배로 급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경쟁사들이 철수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데 윤활유가 장갑차나 탱크 등 군사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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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경쟁사들 철수에 반사이익, 군사용 전용?
GS칼텍스·SK엔무브 "사실무근, 재판매 금지"
한국 기업들의 대러 자동차 윤활유 수출이 지난해 2배로 급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경쟁사들이 철수한 데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데 윤활유가 장갑차나 탱크 등 군사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GS칼텍스, SK엔무브 등 해당 기업들은 '기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한국의 대러 자동차 윤활유 수출이 2억2900만달러로 116.7% 급증했다고 한국 정부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토탈, 쉘, BP 등 경쟁사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차량 변속기와 엔진에 사용되는 윤활유 판매를 포함해 러시아 사업을 자발적으로 축소한 영향이다.
SK엔무브와 GS칼텍스 현지 파트너들 사이에 강력한 컴플라이언스 기준에 따라 러시아로 수출하는 윤활유가 군사적 목적에 쓰일 수 없다고 부인했다. 한국은 러시아에 엔진오일이나 차량용 윤활유를 수출하는 데 별도 제재가 없으며, 두 회사 모두 제재 위반 전례는 없다.
그러나 FT는 윤활유가 군사용으로 쓰이지 않았음을 확인할 길은 사실상 없다고 보도했다. 퇴역 미 육군 소령이자 전 미 육군 기동센터 사령관인 패트릭 도나호는 "모든 휘발유, 오일 및 윤활유 제품은 민간용이든 군사용이든 이중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에 이들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FT가 조사한 러시아 수입 기록에 따르면 SK엔무브와 GS칼텍스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2년 1월 러시아에 약 280만 달러의 엔진오일을 선적했다. 이후 두 회사의 거래량은 급증해 지난 3월 약 28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GS칼텍스와 SK엔무브는 수출품이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게 주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는 "현지 수출 계약을 맺은 러시아의 민간기업들이 재판매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군사 용도로 전용될 여지가 없다"고 FT에 밝혔다. 이어, "미국의 유럽연합(EU)의 제재 때문에 러시아 현지 기업들도 군대에 재판매할 수 없고 러시아 자회사 역시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산 제품만 러시아 군용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엔무브 역시 대부분의 국가들이 엔진 오일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자체 생산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러시아산 윤활유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현지 점유율이 압도적이고, 우리 제품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프리미엄 차량에 국한해서 사용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한 통상부 관리는 "(한국 정부는) 군사용이나 대량살상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들에 대해 수출 통제권을 가지고 있으나, 윤활유는 상품과 같다"며 엔진 오일에 수출 제한을 부과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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