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 수혜주…수출주도형 대웅제약 실적호조 기대
-전년 동기 대비 2023년 1분기 국내 10대 제약사 중 가장 높은 해외 매출 성장세 기록(54.2%)
달러 환율의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제약 바이오 산업 내 주요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과 해외 매출 성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환율 영향으로 예상되는 매출 호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6월 기준금리를 올렸어야 했다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입장이 발표됨에 따라 7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7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72%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규제기관을 비롯 경쟁사, 파트너사 등 다각적인 이해관계자간 진행되는 제약 업계의 소송이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향 매출의 비중은 해당 기업의 가치와 잠재적 성장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일례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진행중인 보툴리눔톡신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최근 서울중앙지검에서 재기수사가 발표됐지만 대웅제약의 톡신 제품 나보타의 글로벌 매출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는 지난 2017년 1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 등을 상대로 고소한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관련 직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나 제조공정 정보가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웅제약은 지난 5월 나보타 제 3공장 신설을 위한 1000억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수출 물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와 법조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승소에 대한 자신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대웅제약이 애브비, 에볼루스, 메디톡스 3자 합의에 따라 나보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사업에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이 판결 합의에 따르면 소제기 불가 조항이 있어 국내 소송에 따른 생산 중지로 에볼루스가 손해를 보게 된다면 합의 계약 위반이 된다. 에볼루스를 통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주요 국가들에 수출되는 물량은 소송의 결과와 관계 없이 지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나보타의 해외 시장에서 성과는 지속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보타는 작년 국내 전통 제약사가 개발한 의약품 중 최초로 연간 수출실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2년 국내외 매출 1420억 원 중 수출이 1099억원으로 전체 매출 77%를 상회할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123.3%) 성장했다.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나보타는 본격적인 미국 시장 판매 2년 만에 시장 점유율 10%을 기록하며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툴리눔 톡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볼루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나보타의 작년 연간 매출은 1억4860만 달러로 직전년도 대비 49% 증가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에볼루스는 미국에서 나보타의 올해 예상 매출을 전년 대비 약 28% 증가한 1억8000만~1억90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오는 2028년에는 연 매출 5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약 10%)의 두 배에 달한다.
나보타는 북미 시장에 이어 톡신 2위 시장인 유럽 대륙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 내 보툴리눔 톡신 최대 단일 시장인 영국에 공식 출시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위 시장인 독일·오스트리아 출시에 성공했다. 나보타는 곧 이탈리아에도 판매 개시가 예정되어 있어 유럽 시장 내 성장은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선진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나보타는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3배가량 성장하며 현지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며, 작년 하반기에는 태국 현지 톡신 시장 1위에 오르는 등 쾌거를 거둔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해외시장에서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K-톡신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다양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성과를 내 온 저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나보타는 앞으로도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를 제외하고도 2년 연속 두 개의 자체개발 신약 기반의 국내 출시 및 해외 파트너링을 추진해오고 있다. 지난 5월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인 엔블로를 출시해 올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약 효과로 추후 매출 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도 기대된다.
이와 함께, 출시 1주년을 맞이하며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나가고 있는 펙수클루는 해외 기술수출을 추진하며 최근 미국, 캐나다 내 여러 적응증에 대한 임상 및 개발을 속행할 수 있는 다국적 제약사와 협상에 돌입한 만큼 재기술이전이 기대된다.
나아가 대웅제약은 올해 상만기에만 3건의 신약 및 신약 후보물질을 통해 얻은 기술수출 규모만 1조1621억원을 기록해 현정부가 강조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및 수출 부문에서 큰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체결된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기술수출 계약 중에서 단일 기업 기준 대웅제약이 최대 규모다.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은 2023년 1분기 556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국내 10대 제약사 가장 많은 해외 매출 성장세(54.2%)를 기록했다. 이는 10대 제약사의 전년 동기 대비 해외 매출 증감 평균치(21.5%)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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