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120년 만에 美 도서관에 반납된 책… 연체료 다 받을까

미국 뉴베드퍼드 공공 도서관

미국의 한 도서관에서 1900년대 무렵에 대출됐던 책이 약 120년이 지나 다시 도서관에 돌아오는 일이 알려졌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은 지난 5월 30일 웨스트버지니아대 도서관에서 희귀 도서를 관리하는 담당자로부터 “최근 귀 도서관의 장서를 포함한 기증품이 들어왔다”며 반환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았다.

보통 도서관은 외부에 판매 등을 이유로 더 이상 장서로 관리하지 않는 책에 ‘소유권 해제’(withdrawn)라고 표시하는데, 이 책에는 이러한 표시가 남아있지 않았다.

해당 책은 영국의 유명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이 숨진 후 2년 뒤인 1881년에 발간된 208쪽 분량의 ‘전기에 관한 기초 논문’으로 지난달 뉴베드퍼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뉴베드퍼드 도서관은 이 책을 1882년에 구입했다.

책 안쪽에 찍힌 대출 기록 대장에 따르면 이 책이 마지막으로 대출된 시기는 1904년 2월 14일이나 1905년 2월 14일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 색이 바랜 탓에 연도 표기가 ‘190′까지만 보이고 끝자리 숫자가 희미한 원형 모양으로만 남아 확실하지 않다.

약 120년 만에 책이 돌아온 것을 두고 올리비아 멜로 뉴베드퍼드 공립도서관장은 “가끔 책들이 대출된 지 10년이나 15년이 지나 반환되기도 한다”면서도 “이번에 돌려받은 책은 연체 기록으로는 최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활자도 아직 읽을 수 있는 데다, 제본 상태도 매우 좋다”며 “책이 잘 보존됐다”고 놀라워했다.

이 책의 연체료는 대출 당시의 하루 1센트(약 13원) 요율로 계산하면 430달러(56만원), 하루 5센트(65원)로 오른 현재 요율로 계산하면 2100달러(274만원) 정도다.

하지만 도서관 측은 대출자들이 늦게라도 책을 반환할 수 있도록 수십 년 전에 연체료 상한을 2달러로 정했다. 이 고서의 사본은 현재 온라인에서 600달러(7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멜로 관장은 “우리는 이 책을 앞으로 100년간 잘 보관할 것”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책은 이곳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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