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도쿄사무소 설립 결정, 가을까지 연기

중국 눈치보는 프랑스 반대로 만장일치 실패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도쿄에 아시아 최초의 연락 사무소를 신설하는 결정을 가을 이후로 연기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당초 나토는 11~12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문서에 도쿄사무소 신설 내용을 포함시키려 했으나 프랑스의 반대로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최근 프랑스는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에게 미국과 유럽을 집단방위 대상으로 삼는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거점을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의 안보 전략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2년 연속 한국과 일본,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사이버 공격과 가짜뉴스 등과 같은 영역에서 중국발 위협이 미국과 유럽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나토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및 일본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도쿄 연락사무소 신설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일본 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일본을 거점으로 한국·호주·뉴질랜드 등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안보 협력을 추진하려는 취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재계 인사를 이끌고 방중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들을 이례적으로 환대했다. 프랑스는 에어버스 등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

닛케이는 나토 도쿄사무소 설치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이 프랑스 등을 압박했을 것이라며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없이 사무국 설치 안이 진행된 데 특히 반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협상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 지원 프레임워크 구축,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임기 1년 연장 등의 의제가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