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전원 유럽파, 클린스만호 제4의 공격수도 나올까?
아직 첫 승리가 없는 클린스만호의 가장 큰 고민은 빈공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59)은 지난 3월 부임 당시 “1-0 승리보다 4-3 승리가 낫다”며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1경기 4골이 아닌 4경기 4골(6실점)이 전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 골대 앞에선 공격수들이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조차 실망한 가운데 최전방을 책임지는 공격수들의 신상 변화가 눈길을 끈다. 오현규(셀틱) 홀로 유럽을 누비던 것과 달리 대표팀의 나머지 두 공격수도 유럽 도전에 나서게 됐다.
황의조는 FC서울과 임대 계약이 만료돼 원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포리스트에 복귀해 훈련을 시작했고, 조규성은 지난 9일 덴마크 현지로 날아가 미트윌란과 마지막 이적 절차를 밟고 있다. 대표팀 공격수가 전원 유럽파로 바뀌면서 대표팀 경쟁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축구 현장에선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동시에 대표팀에 제4의 공격수도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다른 포지션에선 조금씩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지만, 유독 최전방 공격수에선 변화를 꺼리고 있는 영향이다.
K리그1의 한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은 6월 4명의 선수(박규현·안현범·설영우·홍현석)에게 데뷔전 기회를 줬다. 그런데 이 포지션들은 부상 등으로 빈 자리가 생긴 포지션”이라며 “공격에서도 더 많은 선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를 앞두고 최전방 공격수에서 황의조와 조규성이 예년 같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새 얼굴을 뽑지 않았다. 당시 K리그1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주민규(울산)가 10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컸다.
클린스만호의 독특한 코칭스태프 운영 방식이 제4의 공격수 등장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외국인 코치 4명이 유럽에 상주하면서 유럽파만 집중 관찰하다보니 기존의 3명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은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가 K리거를 챙긴다”고 항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30~35명 정도의 선수들을 대표팀 풀로 운영하는 게 낫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지만, 9월 유럽 원정에서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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