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공동 유산인가, 기후 변화 막을 도구인가…‘심해 채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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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바다 밑 퇴적층에는 망간, 니켈, 코발트 등이 존재한다.
전 세계가 전기차 등에 집중하면서 육지에 매장된 이들 광물의 매장량이 점차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심해 채굴'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심해 채굴 찬성 국가와 프랑스·독일 등 반대 국가가 맞서고 있어 결론은 쉽게 나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칠레 등은 심해 채굴이 금지된 현재 상황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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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면적의 71%를 차지하는 바다 밑 퇴적층에는 망간, 니켈, 코발트 등이 존재한다. 이들 광물은 세계 각국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구하면서 수요가 폭발한 배터리 등에 쓰인다. 전 세계가 전기차 등에 집중하면서 육지에 매장된 이들 광물의 매장량이 점차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심해 채굴’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심해 채굴 찬성 국가와 프랑스·독일 등 반대 국가가 맞서고 있어 결론은 쉽게 나지 않을 전망이다.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엔(UN) 산하 국제해저기구(ISA) 소속 168개 회원국 대표가 10일부터 3주 동안 심해 채굴 관련 운영 지침을 마련할지 여부를 논의한다.
전 세계는 1960년대부터 심해 채굴에 대해 논의했지만, 지금까지 분명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ISA는 현재 국제 해역에서 시험 채굴만 허용했을 뿐 상업용 채굴은 금지한 상태다. ISA는 2016년부터 상업 채굴 관련 국제 협약 마련에 착수했으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심해 채굴 논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 상태다.
무엇보다 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가 지난 2021년 6월, 캐나다 기업 ‘더메탈스컴퍼니’를 대신해 ISA에 심해 채굴 운영 지침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나우루는 ISA가 운영 지침을 만들지 않으면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의 북태평양 클라리온 클리퍼톤 구역(CCZ)에서 2025년부터 심해 채굴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나우루 대통령인 리오넬 아인지메아는 최근 ISA에 “심해 채굴을 신청한 지 2년이 지났다”며 “채굴을 시작할 것”이라고 통보한 상태다.
UN 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특정 국가가 심해 채굴을 하겠다고 발표하면 ISA가 2년 안에 허용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ISA는 지금까지 나우루가 신청한 내용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심해 채굴에 대한 국제 규정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ISA가 2년을 넘겨도 결론을 내지 않으면 심해 채굴 면허를 신청해 심해 광물을 상업적으로 캘 수 있는 길이 열린다. ISA가 이번 회의에서도 심해 채굴 관련 운영 지침을 마련하지 않으면, 각국 정부나 기업은 심해 채굴 면허를 신청할 수 있다는 뜻이다. ISA 이사국 36개 중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심해 채굴이 가능하다. 물론 면허를 받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ISA가 그 전에 심해 채굴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칠레 등은 심해 채굴이 금지된 현재 상황이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국가는 환경 보호와 관련한 일련의 규칙이 마련되기 전까지 심해 채굴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일 정부는” ISA가 심해 채굴 면허 신청을 처리할 경우 국제재판소에 문제 삼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심해 채굴 반대 국가는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산호초, 흰문어 등 심해 생태계를 기계가 파괴하는 것은 몇 분이면 충분하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영국, 캐나다 등은 심해 채굴을 찬성한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심해에 있는 친환경 산업을 위한 광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환경 보호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현재 전 세계 발급된 심해 탐사 면허는 약 30개다. 면허를 가진 광업 회사는 주로 클라리온 클리퍼톤 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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