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원영식 초록뱀 회장 사퇴…그룹사 CB투자 중단

김응태 2023. 7. 10. 14: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영식 회장,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관여 의혹에 구속
초록뱀그룹, 사태 재발방지 및 경영정상화 추진
초록뱀그룹 전 계열사, 메자닌 투자 금지 결정
지배구조 개선 돌입…그룹경영위원회 가동
투자 아닌 목적사업 중심 영업 활동 전개 약속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초록뱀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내놨다. 원영식 회장은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고, 초록뱀그룹 전 계열사는 주가 조작의 발화점인 전환사채(CB) 등의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초록뱀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초록뱀미디어 최진욱 대표이사, 초록뱀이앤엠 김세연 대표이사, 초록뱀미디어 이응길 대표이사, 더메디팜 신범용 대표이사. (사진=초록뱀그룹)
김세연 초록뱀미디어 부회장(초록뱀그룹 경영위원회 의장)은 10일 여의도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초록뱀그룹을 성원해준 모든 분에게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초록뱀그룹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와 의사결정 구조를 쇄신하는 한편, 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긴급 기자회견은 지난달 29일 원 회장이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사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 구속된 지 10여일 만에 열렸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가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원영식 회장, 모든 직책·직무서 손 뗀다…경영 정상화 추진

초록뱀그룹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121800)와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066410)가 발행하는 CB에 1000억원을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회장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전해지는 강종현 씨의 돈줄 역할을 하면서 호재성 정보를 흘린 뒤 이익을 확보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앞서 강종현씨는 지난 2월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 등과 관련한 관계자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됐으며, 강종현씨의 동생인 강지연씨가 버킷스튜디오, 인바이오젠(101140) 등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아울러 초록뱀미디어(047820)는 비덴트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부회장은 경영위원회 의장으로서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원영식 회장이 모든 직위에서 퇴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초록뱀그룹 지배구조상(오션인더블유→초록뱀컴퍼니→초록뱀미디어→초록뱀이엔엠) 최상단에 위치한 오션인더블유의 대표이사로, 지난해 말 기준 31.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 부회장은 “원영식 회장은 영업활동은 물론 일체의 투자 및 재무 활동에서도 어떠한 직책과 직무를 맡지 않고 물러날 것”이라며 “최대주주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하지만,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상황으로 부득이 최대주주를 대신해 사퇴 의사를 밝히는 점은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주가 조작 사태에서 논란이 된 메자닌 투자를 일체 금지하겠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향후 초록뱀그룹의 모든 소속회사들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우선주(CPS) 등의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를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시행하도록 정관에 못 밖을 것이며, 이를 위한 각 계열사들의 임시주총을 조속히 소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룹경영영위원회 가동…“투자 아닌 본업에 집중”

김 부회장은 또 “초록뱀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최대주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적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들과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를 구성했다”며 “각사의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추겠지만, 그룹경영위원회라는 경영협의체를 중심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이 협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수익이 아닌 본업 기반의 영업 구조를 확립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이제까지 초록뱀그룹은 비영업적 투자 활동을 기본 수익모델로 한다는 평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본연의 영업활동 중심으로 변경해 계열사들이 목적사업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대주주의 구속으로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록뱀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주주들과 저희를 성원한 모든 분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뱀미디어는 지난달 28일부터 전직 임원의 횡령·배임혐의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풍문 또는 보도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이래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정지는 풍문 사유 해소 시까지 연장된다. 초록뱀미디어는 지난 6월30일 미확정 답변을 함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재공시해야 한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