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러시아의 전쟁 동기만 부추길 것"

바이든 "우크라 나토 가입, 아직 준비 안됐다…전쟁 종결이 우선"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정상회의를 앞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종결짓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를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전쟁 중인 지금 이 순간에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 것인지에 대해 NATO에서 만장일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NATO 영토의 모든 부분을 보장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라며 "만약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는 모두 러시아와 전쟁 중인 것"이라고 말해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현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려면 합리적인 길을 마련해야 한다"며 "민주화와 일부 문제를 포함하여 충족되어야 할 다른 자격이 있기 때문에 지금 투표를 요구한다고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불가를 약속하라는 요구에 대해 "(동맹이 되는 것은) 개방 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이후 가입 가능성을 닫아두진 않았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그의 군대에게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필요한 무기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집속탄 제공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탄약이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N 방송 갈무리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맥스 부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한 "나토 안에 우크라이나? 심정적으로는 '예스'(Yes)지만 머리로는 '노'(No)"라는 제목의 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서독 또는 남북한의 분단처럼 안정적 교착상태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들어오면 다른 나토 회원국들을 핵무장한 러시아와의 격전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갈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훈련 및 정보를 제공하고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등 이미 (나토 헌장) 제5조를 준수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실질적으로 나토 회원국과 유사한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나토 헌장 제5조에는 특정 회원국에 대한 외부 공격을 나토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부트 선임연구원은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나토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가) 가입될 것이라고 발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비뚤어진 동기를 갖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8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조지아)의 나토 회원국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고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행위가 "푸틴이 2008년 조지아와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토에 가입하기 전에 그 나라들을 공격하려는 동기를 증가시켰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부트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끌어들이는 대신, 미국이 이스라엘과 대만에 안보 지원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도 할 수 있도록 법률과 외교적 합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주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무기, 훈련 및 정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해야 하며, 의회는 그 약속을 법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나토 헌장) 제5조의 보장을 제공하지 않더라도 나토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푸틴에게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할 수 있다"며 나토 가입만이 우크라이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