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생 두 번째 ‘터닝 포인트’ 맞은 두산의 새 얼굴, 생애 첫 가을야구 향해 달린다
신인 시절 박준영(26)은 큰 기대를 받았다. 전국 드래프트 재전환 이전, NC의 마지막 전국단위 신인 1차 지명자가 박준영이었다. 2016년 당시 김경문 NC 감독은 19세 신인이던 그를 개막 엔트리에 등록했다. 박준영의 직구를 두고 “오승환과 회전수가 비슷하다”며 극찬했다.
씩씩하게 잘 던지던 박준영을 넘어뜨린 건 부상이었다. 데뷔 시즌에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 초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을 만큼 인상적인 공을 던졌기에 좌절감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재활은 마쳤지만, 박준영은 더 이상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질 수 없었다. 남들보다 팔꿈치 힘줄이 약해 다시 투수로 나선다면 부상 재발 위험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고교 시절 투수와 겸했던 내야수로 돌아가기로 했다. 박준영 야구 인생의 쓰린 첫 전환점이었다.
박준영은 제대 후 2020시즌부터 야수로 본격적인 1군 생활을 시작했다.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다 3루수로 자리를 굳혔다. 2022시즌까지 606타석에 들어서며 적지만은 않은 기회를 받았고, 이따금 임팩트 있는 활약도 했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시즌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2021시즌 111경기에 나서 타율 0.209, 2022시즌 75경기에서 타율 0.216에 그쳤다.
박준영은 결국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FA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로 올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1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박준영은 지난 7일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나왔다. 대타로 투입돼 2타수 1안타를 쳤다.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 후 재활을 거치느라 콜업이 늦었다. 박준영은 8일 이적 후 첫 선발 출장을 했고, 9일에는 역시 선발로 나와 3타수 3안타에 볼넷 하나를 골라냈다. 단타로 시작해 3루타와 홈런을 차례로 기록했다. 2루타 하나가 모자란 ‘사이클링 히트’로 맹활약했다.
경기 후 박준영은 “처음에는 한 번에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하면서,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상 와중에 이적 통보까지 받아 그만큼 충격이 컸다.
그러나 이적은 선수에게 또 다른 기회다. 박준영은 “두산 이적이 제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마지막까지 좋은 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면, 시즌 끝날 때도 좋은 기록이 남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준영은 빠르게 두산에 녹아들었다. 이적 후 첫 홈런, 당연하다는 듯한 ‘무관심 세리머니’에 박준영은 허공에 열심히 하이파이브를 했다. 양석환을 시작으로 동료들이 그를 끌어안았다.
수술 부위를 다시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게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박준영의 우선 목표다. 그다음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하고, 우승까지 경험해보고 싶다. NC 시절 소속팀은 2017년과 2020년 2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2020년엔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러나 박준영은 한 번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2017년은 재활 중이었고, 2020년은 군 제대와 야수 전향 직후였다.
프로 입단 후 8년 동안 우여곡절이 계속됐고, 넘치는 재능은 미처 꽃피우지 못했다. 그런 박준영이 이적과 함께 야구 인생 두 번째 전환점에 섰다. 이제 만 26세. 새로운 출발에 충분한 나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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