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인명피해 줄인다...건설연, 침수 모니터링·경보 시스템 개발

WAVE-Surf 기술 시작품.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시 곳곳 저지대 주택, 지하 하도, 지하 주차장 등의 침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빠르게 대피 안내 경고를 보낼 수 있는 초소형 센서와 플랫폼이 개발됐다. 매년 폭우로 인해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미래스마트건설연구본부 연구팀이 장마철 폭우 등으로 인한 홍수 발생시 시민들을 빠르게 대피시킬 수 있는 침수 모니터링 및 경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정부 및 지자체가 배수시설물 집중 정비를 통해 침수 사고를 예방하려 노력하지만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 주택, 지하주차장 등 개별 단위로 직접적인 침수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도시 곳곳의 현장 침수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경고 알림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폭우로 침수된 반지하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숨졌다. 같은 해 9월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급작스럽게 유입된 빗물에 의해 주민 9명이 사망하는 등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건설연에 따르면 이러한 도시 침수 피해는 하천 범람 등의 '외수 침수'보다 배수 시설의 배수 한계가 초과되어 발생하는 '내수 침수'가 원인인 경우가 세 배 이상 더 많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산업용 레이더와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사람, 자동차 등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환경과 유입되는 빗물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으며 1cm 단위로 침수위와 빗물의 유입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앞서 연구팀은 작은 하천, 계곡, 홍수 등의 감시를 위해 'RF-WAVE(RainFall, Water-level And VElocity)'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도시 환경에 맞게 계량했다. 최소한의 정보량만으로도 매초 단위의 침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 센터로 전송 가능하다.

또 위험 침수위와 침수 속도를 미리 설정해 위험을 판단하고 즉시 경고 알림을 보내 주민들이 빠르게 대피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 현장의 기상 상황을 수집해 침수가 강우에 의한 것인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도 판별 가능하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동시에 시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과학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