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네덜란드 우승한 성전환 여성 “퀴어들의 모범이 되고 싶다”

이혜진 기자 2023. 7. 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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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자 리키 콜러, 젊은 여성·퀴어 대변인 자처
지난 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남동쪽에 위치한 뢰스던에서 개최된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우승한 성전환 여성 리키 콜러. /인스타그램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최초로 성전환 여성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 여성은 젊은 여성과 퀴어를 위한 대변인을 자처하며 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일(현지시각)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남동쪽에 위치한 뢰스던에서 개최된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성전환 여성인 리키 콜러(22)가 우승을 차지했다. 콜러는 올해 말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네덜란드를 대표해 출전하게 된다.

그는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젊은 여성과 퀴어를 위한 대변인을 자처하며 그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날 붉은 드레스를 입고 참가한 콜러는 우승자 발표 후 2022 미스 네덜란드 오나 무디로부터 왕관을 건네받아 썼다. 그는 “어린 시절 트랜스젠더라고 커밍아웃했을 때 모두가 쉽지 않은 상황을 겪었다”면서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족에게 거부당하는 모든 ‘리키’들이 자기가 원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콜러는 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3 미스 네덜란드 대회는 비현실적이었고 훌륭했다”며 “저의 올해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고 뿌듯하며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성전환 여성이지만 그저 ‘리키 콜러’이고 그것이 내겐 중요하다”며 “당신이 어디에 있든 나는 당신을 위해 모범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힘으로 해냈고 매 순간을 즐겼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를 위해 미스 유니버스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2023 미스 네덜란드 대회에서 우승한 리키 콜러(사진 오른쪽에서 세번째). /인스타그램

콜러는 올해 12월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에서 24개국 참가자와 경쟁하게 되는데, 이 대회 역대 두 번째로 진출한 성전환 여성이 된다. 5년 전인 지난 2018년 스페인 출신 성전환 여성 앙헬라 폰세(32)가 처음으로 미스 유니버스에 진출한 바 있다. 미스 유니버스 주최 측은 2012년부터 성전환 여성의 대회 참가를 허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미인대회에 참가하는 성전환 여성들이 늘고 있다. 2021년 ‘미스 네바다’로 선정된 카탈루나 엔리케즈는 ‘미스 USA’에 도전한 첫 성전환 참가자가 됐다. 다음달 열리는 2023년 ‘미스 푸에르토리코’ 대회에는 성전환 여성이자 활동가인 다니엘라 아로요 곤살레스가 참가해 ‘미스 유니버스’ 티켓을 놓고 경쟁할 예정이다.

태국의 성전환 사업가이자 인권 운동가인 앤 자크라주타팁은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조직을 2000만달러(약 261억원)에 인수해 미인대회 개최권을 소유한 최초의 여성이 됐다. 그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한 열정적인 개개인이 보여준 다양한 배경과 문화 그리고 전통의 유산을 이어나가고 다음 세대를 위해 브랜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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