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침수됐던 오피스텔, 이번 장마는 모래주머니로 버텨
윤정식 기자 2023. 7. 10. 13:17
찌는 듯한 더위에 지하주차장 입구를 모래주머니로 쌓은 건물이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여름철 내내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가 무서워 주민들이 준비한 겁니다.
마치 비와의 전쟁을 준비하는 '참호' 같습니다.
오래된 건물도 아닌데 주민들이 너무 걱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기습 폭우 때를 생각하면 이런 대응이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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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 등 200여대 침수…성남시 재발 방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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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린 폭우는 뒷산에서 흙을 몰고 오피스텔을 향했습니다.
비탈길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내려온 거대한 빗물은 지하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순식간에 지하 2개 층은 완전히 침수됐고 여러 편의 시설이 있는 1층도 물에 잠겼습니다.
당시 내린 폭우는 뒷산에서 흙을 몰고 오피스텔을 향했습니다.
비탈길을 따라 무서운 속도로 내려온 거대한 빗물은 지하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순식간에 지하 2개 층은 완전히 침수됐고 여러 편의 시설이 있는 1층도 물에 잠겼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차량 200여대가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당시 고가의 수입차들이 지하주차장에서 못 빠져나가 빗물에 잠기자 발을 동동 구르던 주민들 모습이 일반에 공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사고 이후 성남시는 재발 방지 대책에 착수했습니다.
산사태와 토사 유실을 막기 위해 오피스텔 뒷산 비탈을 대대적으로 정비한 겁니다.
하지만 물길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오피스텔의 위치와 구조상 뒷산에 내린 빗물이 한데 모여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을 향하는 지난해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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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건설사 차수막 설치 갈등 1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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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건설사에 유압식 차수막 설치를 요구했습니다.
배현철 입주민 대표는 "지난해 사고 직후에는 건설사가 차수막을 설치해 주겠다 했다가 시간이 흐르자 입장을 번복했다"면서 "지금은 주민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오피스텔에 유압식 차수막 설치비는 약 1억원입니다.
건설사 측은 JTBC에 "지난해 사고는 천재지변일 뿐 건물 구조와 설계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차수막 설치 지원은 아직 주민과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지 1년, 다시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주차장 출입구는 변한 게 없는데 언제든 집중호우는 또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주민들은 건설사에 유압식 차수막 설치를 요구했습니다.
배현철 입주민 대표는 "지난해 사고 직후에는 건설사가 차수막을 설치해 주겠다 했다가 시간이 흐르자 입장을 번복했다"면서 "지금은 주민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오피스텔에 유압식 차수막 설치비는 약 1억원입니다.
건설사 측은 JTBC에 "지난해 사고는 천재지변일 뿐 건물 구조와 설계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차수막 설치 지원은 아직 주민과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 지 1년, 다시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주차장 출입구는 변한 게 없는데 언제든 집중호우는 또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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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면 엘리베이터 못 타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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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주민들은 주차장 출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내릴지 모르는 폭우를 대비하자며 주민들이 나선 겁니다.
그러나 만일 지난해 수준의 폭우가 내린다면 빗물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오피스텔 주민 윤성로 씨는 "언제까지 여름마다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피스텔 주민들은 주차장 출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내릴지 모르는 폭우를 대비하자며 주민들이 나선 겁니다.
그러나 만일 지난해 수준의 폭우가 내린다면 빗물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오피스텔 주민 윤성로 씨는 "언제까지 여름마다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오피스텔 주민 중에는 보슬비만 내려도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아예 비만 오면 엘리베이터를 못 타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오피스텔에 물이 들이차던 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다 간신히 구조된 경험을 갖고 있거나 이를 목격한 후 생긴 불안감 때문입니다.
입주민 대표인 배현철 씨는 "저 역시 8층에 살지만 사고 이후 엘리베이터를 거의 못 탄다"면서 "사고 이후 정신과 치료 등 트라우마 호소 주민이 20명이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주민들은 법적 판단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오피스텔 건설사를 상대로 건물 하자 소송 준비에 나선 겁니다.
한 입주민은 "건설사에 4년 전부터 방수턱과 차수막 설치를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면서 "이제 참을 만큼 참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2018년 준공된 해당 오피스텔은 곧 하자 보수 보증 기간이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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