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속탄, 아이가 밟을 수도”…미 의원, 우크라전 지원 ‘위대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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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직후 미국 대통령에게 거의 무제한의 전쟁 개시 권한을 부여한 표결에서 상·하원 의원 535명 가운데 홀로 반대표를 던졌던 바버라 리(76) 민주당 하원의원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제공에 반대하고 나섰다.
리 의원은 "난 대통령이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에 잘 대처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일(집속탄 제공)은 일어나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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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때도 ‘대통령에 전쟁 백지수표’ 홀로 반대
9·11 테러 직후 미국 대통령에게 거의 무제한의 전쟁 개시 권한을 부여한 표결에서 상·하원 의원 535명 가운데 홀로 반대표를 던졌던 바버라 리(76) 민주당 하원의원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속탄 제공에 반대하고 나섰다.
리 의원은 9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집속탄이 민간인들에게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안다.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집속탄은 언제나 즉각 폭발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그것을 밟을 수 있다. 그게 우리가 넘으면 안 되는 선”이라고 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집속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의 폭탄 속에 수십~수백개의 작은 폭탄이 든 집속탄은 불발탄이 발생하기 쉽다. 그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크기 때문에 123개국이 이 폭탄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에 가입해 있다. 스페인과 캐나다 등 미국의 일부 동맹국들 역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엔엔> 인터뷰에서 집속탄 제공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에 포탄이 바닥나고 있다”며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했다. 미국과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이 금지 조약에 가입해 있지 않다.
리 의원은 “난 대통령이 푸틴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에 잘 대처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일(집속탄 제공)은 일어나면 안 된다”고 했다. 또 “행정부는 매우 위험한 폭탄에 대한 결정을 재고하기를 바라며, 난 우리가 이런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다시 강조했다.
리 의원은 2001년 9·11 테러 사흘 뒤 의회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테러리스트에 대한 군사력 사용 권한’을 주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주목 받았다. 당시 테러 세력을 응징해야 한다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 하원은 420 대 1, 상원은 98 대 0이라는 표결 결과로 대통령에게 거의 무제한적인 전쟁 개시 권한을 줬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일으킨 양대 전쟁 중 이라크 전쟁은 개전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된 정보를 근거로 불필요한 전쟁을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20년을 끌면서 미국을 수렁에 빠트렸다. 찬성표를 던진 여러 의원들은 나중에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리 의원 역시 표결 당일 아침까지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테러 희생자들 추도식에서 “우리가 행동에 나서면서 우리가 개탄하는 악이 되지 않게 하소서”라는 설교를 듣고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군사 행동 자체가 아니라 분명한 표적과 출구 전략이 없는 행동에 반대한다며, 충분한 정보와 고려 없이 대통령에게 백지수표를 준다면 “더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의원은 이 일로 여러 언론한테 반미주의자라는 식의 비난을 들었다. 살해 협박도 쏟아져 특별 경호를 받아야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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